[朴대통령, 운명의 일주일]“거국내각 거부세력, 대통령 붙잡아… 친박 반대로 담화서 ‘책임총리’ 빠져… 野도 답 없어… 자진사퇴 안해”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서 ‘책임총리’ 언급이 빠진 데 대해 “일부 청와대 측근과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의 반대 때문인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6일 전해졌다. 김 후보자는 전날 딸 결혼식에서 자진사퇴설에 대해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주말 정치권 안팎의 여러 인사와 접촉하며 조언을 들은 김 후보자는 지인들에게 “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총리’ 언급을 하지 않아 솔직히 놀랐다. 친박계를 포함해 대통령 주변 인물들이 권력을 내놓기 싫어 뺀 것 같다. 청와대와 친박이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는 취지의 소회를 밝혔다고 한다.
김 후보자는 또 거국내각 구성이 힘든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이 차기 집권이 유력해진 상황에서 공동 책임을 지기보다는 혼란이 길어질수록 유리하다고 생각할 것이며, 대통령 주변에서 권력을 누려온 사람들도 거국내각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될 경우 그는 야권 인사들과의 물밑 접촉을 통해 ‘인준 반대 기류’를 돌리겠다는 구상이다. 이 과정에서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의 역할도 주목된다. 한 실장의 한 측근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총리 임명은 현재 비서실에서 최우선 사안”이라며 “대책회의를 열어 야권과의 접촉면 확대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김 후보자에 대해 “그 자리에 버티는 것만으로도 국민에 대한 배신이자 노무현 정신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불안 제거의 첫 출발은 김 후보자 지명 철회 또는 자진 사퇴”라고 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