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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 자금세탁우려국’ 본격 이행

입력 | 2016-11-07 03:00:00

北과 거래 제3국 금융기관도 제재… 2005년 BDA 조치보다 강력
中에 “대북제재 적극 동참” 메시지




 미국 정부가 북한 자금세탁 우려국 지정 시행을 위한 세부규칙을 확정해 발표했다. 미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반(FCEN)은 4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올 6월 북한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국으로 지정한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최종 확정해 이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 조치는 2월 발효된 대북제재강화법에 근거한 것으로 북한 금융기관과 미국과의 금융거래가 전면 금지되는 것은 물론이고 중국 등 제3국의 금융기관이 북한과 거래할 경우에도 미국의 제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미 재무부는 조사를 통해 제3국의 금융기관이 북한과 실명 또는 차명계좌를 유지하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해당 금융기관과의 거래도 중단할 방침이다.

 이번 조치는 사실상 북한 대외교역의 90%를 차지하는 중국을 겨냥해 대북 제재 이행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중국은 민생용 북한 석탄 수출도 금지해야 한다는 미국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고 있어 북한의 5차 핵실험 후 논의되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은 두 달 가까이 공전하고 있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이번 조치가 제대로 시행된다면 미국이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내린 북한 계좌 2500만 달러(약 260억 원) 동결 조치보다 더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자연스레 중국에 대한 압박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BDA 제재 이후 각종 비자금을 미국과 별로 거래할 일이 없는 중국의 중소 은행에 나눠 예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제재의 실효성이 얼마나 있을지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날 조치로 미국이 지정한 자금세탁 우려국은 미얀마 이란 북한 등 3개국으로 늘어났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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