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의 10배 충격 줄 것”… 정재계 인사들 잇단 우려 표명 보호무역으로 수출-성장 타격… 러 팽창주의 부추길 위험도
“브렉시트 10배의 충격이 올 수 있다.”
힐러리 클린턴(민주당)의 승리로 끝날 것 같던 미국 대선이 도널드 트럼프(공화당)의 막판 추격으로 접전 양상으로 치닫자 유럽 투자자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설마’ 하다가 통과됐던 4개월 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상황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은 6일 시사주간 슈피겔에 “트럼프의 승리가 우려된다. 미국과 독일에 있는 많은 사람에게 문제가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경제학자 이언 하넷은 WSJ에 “브렉시트가 현실화된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은 EU에 가장 큰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투자자들은 무엇보다도 트럼프의 신고립주의가 유럽 경제에 줄 타격을 걱정하고 있다. 독일 베렌베르크은행의 홀거 슈미딩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의 세금 감면과 경기 부양책은 유럽 성장률을 0.1%도 끌어올리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유무역협정(FTA)을 무시하고 중국산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매길 경우 자유무역 의존도가 높은 유럽 경제는 치명타를 입게 된다. 중국과 무역 마찰이 커지면 달러 약세로 유럽의 수출과 성장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