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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서 문전박대당한 한광옥

입력 | 2016-11-08 03:00:00

[혼돈의 정국]추가해법 없는 靑
야당 돌며 영수회담 설득 총력전 “9일도 가능… 대통령 국회 올수도”
추미애 “만날 이유 없다” 면담 거절




 

‘과거의 동지’ 박지원도 냉랭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오른쪽)이 7일 오전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만나 영수회담 개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두 사람은 모두발언 없이 비공개로 20분간 회동했지만 합의점에 이르지 못한 채 빈손으로 헤어졌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은 7일 국회에 머물며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영수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한 비서실장과의 만남 자체를 거부했고 국민의당 역시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의 지명 철회 없이 영수회담은 이뤄질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새누리당 당사에서 이정현 대표를 만나 “여야의 영수들, 대표들이 한자리에서 회담할 수 있는, (그 자리에) 대통령께서 국회에 오실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어려운 때에 여야가 대화하는 장을 만들어 주십사 부탁드린다”며 “내일이나 모레”라고 구체적인 회담 시점까지 제시했다. 한 비서실장은 김 후보자에 대해서도 “총리 인준 문제도 영수회담에서 논의할 수 있는 것”이라며 “(총리 지명) 절차가 문제가 있다고 인정 안 하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비서실장은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내일이라도 영수회담이 가능하다. 김 후보자 임명 관련 인준 절차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음 달 2일까지 비대위원장직 유임이 결정된 박 위원장은 “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거나 자진 사퇴가 이뤄지지 않는 한 영수회담 논의에 나갈 수 없다”며 “또 대통령께서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영수회담에 나오셔야 한다”고 맞섰다. 한 비서실장은 이날 정의당 심상정 대표, 정세균 국회의장도 연달아 만났다.

 그러나 민주당은 아예 한 비서실장과의 회동을 거부했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지금 상황에서는 추 대표가 만날 이유가 없다”며 “한 비서실장이 문전박대 모습을 연출하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 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도 선결적으로 가닥을 잡아야 만날 수 있다”며 “만남을 위한 만남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 지명 철회 여부가 영수회담의 최대 쟁점이 된 셈이다. 야3당 대표는 9일 회동을 하고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야권 공조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다만 민주당은 이르면 8일이라도 박 대통령이 야당을 설득하기 위해 국회를 찾을 수 있다고 보고 대응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대통령이 직접 국회까지 왔는데 면담을 거부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면서도 “국회에서 추천하는 새 총리 후보자를 임명할 것을 강하게 요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한 비서실장은 박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대해 “대통령의 건강은 사실 좋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고, 상당히 침울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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