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정국]추가해법 없는 靑 여야 합의 총리추천 요구하면서 후보군 제시안해… 진정성 의문
우경임·정치부
“….” (더불어민주당 A 의원)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최순실 게이트 정국을 풀어갈 우선 조건으로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와 여야 합의로 추천한 후보자 지명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요구하고 있다. 국회가 추천한 총리가 전권을 쥐고 거국중립내각을 꾸려야 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나온다.
물론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지명한 김병준 총리 후보자를 그대로 인준하는 게 현실적 대안이라는 점을 주장하는 건 아니다. 여야 합의에 따른 거국내각 총리에게 전권을 맡기자고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자는 것이다. 여야도 동의하고 대다수 국민도 공감할 수 있는, 또 권위를 상실한 대통령을 대신해 사실상 권한대행 역할을 훌륭히 해낼 수 있는 후보자가 있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대통령감’ 아니겠는가. 이 시점에서 여야는 과연 진공 상태로 빠져들고 있는 청와대 권력을 대신할 자격과 마음자세가 돼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야당이 지지부진할 후보자 추천 과정을 통해 국정 공동책임을 최소화하면서 대선까지 끌고 가려는 속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청와대가 가장 큰 문제지만 여의도 정치권도 영 미덥지 않다.
우경임·정치부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