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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이스하키, 언제 이렇게 컸지!

입력 | 2016-11-08 03:00:00

백지선號, 유로챌린지 첫 우승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공격수 조민호(오른쪽)가 7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헝가리와의 유로 아이스하키 챌린지(EIHC) 결승에서 슛을 하고 있다. 대표팀은 헝가리를 3-2로 꺾고 대회 첫 정상에 올랐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하루가 다르게 강해지고 있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세계 랭킹 23위)은 7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유로 아이스하키 챌린지(EIHC) 결승에서 헝가리(세계 랭킹 19위)를 3-2로 누르고 대회 첫 정상에 올랐다. 헝가리와의 역대 전적에서 1승 1무 11패로 밀렸던 한국은 이날 신상훈, 조민호(이상 안양 한라), 마이클 스위프트(하이원)의 골로 1점 차 승리를 거뒀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을 포함해 헝가리, 덴마크, 폴란드,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 6개국이 참가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는 “귀화 선수를 통해 대표팀의 경기력과 토종 선수들의 성장을 모두 이뤄내겠다는 백 감독의 계획이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며 “세계선수권 모의고사 격인 이번 대회에서 헝가리, 오스트리아를 꺾은 만큼 상승세로 승격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과 함께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에 속해 있는 한국은 내년 4월 우크라이나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서 톱 디비전(1부 리그)으로의 승격을 노리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북미프로아이스하키리그(NHL) 스타 출신인 백 감독은 한국이 2부 리그에 머물러 있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표팀에 특별 귀화 선수는 모두 6명이다. 백 감독은 “귀화 선수들은 우리 팀 구성원 전체의 경기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라면서도 “궁극적으로는 한국 선수들을 키워 올림픽 이후에도 대비해야 한다. 한국 팀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항상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백 감독은 토종 선수의 성장을 위해 공격과 수비 라인을 구성할 때 귀화 선수는 1명만 출전시키고 나머지는 토종 선수로 채우고 있다. 이를 위해 백 감독은 귀화 선수를 평가할 때 토종 선수와의 융화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다. 2014년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자마자 라커룸에 태극기를 걸었던 백 감독은 “귀화 선수라고 해서 다른 것을 원하지 않는다. 한국 선수들처럼 한국을 대표한다는 자부심으로 성실하게 뛰길 원할 뿐이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의 조민호(3골)와 신상훈(2골)이 귀화 선수인 마이크 테스트위드(3골), 스위프트(2골)와 함께 공격을 이끌었던 것은 이런 노력의 결과였다.

 이번 대회에서 백 감독은 또 한 명의 외국인 선수의 귀화 가능성을 시험했다. 특별 초청 선수로 대표팀에 합류시킨 캐다나 출신 수비수 알렉스 플란트(안양 한라)다. 협회 관계자는 “대표팀은 전통적으로 공격에 비해 수비가 약했기 때문에 백 감독은 플란트의 귀화를 원하고 있다”며 “플란트는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사상 첫 승리를 거둔 조별리그 경기와, 헝가리와의 결승전에서 탄탄한 수비를 보여줘 백 감독에게 합격점을 받았다”고 말했다. 협회는 12월에 플란트의 특별 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