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임원이 공공기관 공사감리자에 300만원 제공” “교수, 기업에 제자 채용추천은 합법”
국민권익위원회가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정식 수사를 요청했다. 그동안 청탁금지법 위반이 의심된다며 개인이 경찰·검찰 등 수사기관에 직접 신고하는 식으로 수사를 의뢰한 사례는 있었지만 청탁금지법을 최초 발의한 부처인 권익위가 직접 수사를 의뢰한 건 처음이다.
권익위는 공공기관이 발주한 공사의 시공사 임원 A 씨가 “공사비를 줄이지 말아 달라”는 청탁과 함께 공공기관의 감독권한을 대행하는 공사감리자에게 현금 300만 원을 제공했다는 신고를 지난달에 받고 자체 조사를 진행한 뒤 지난달 28일 대검찰청에 해당 사건을 이첩했다고 7일 밝혔다. 그동안 권익위에 신고된 59건 가운데 권익위가 정식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은 처음이다.
공사감리자는 평상시엔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이 아니지만 공공기관 업무를 대행할 경우엔 청탁금지법 적용을 받는다. A 씨는 1회 1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에 검찰 수사를 거쳐 기소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권익위는 대학교수가 민간기업에 제자를 채용해 달라고 추천하는 것은 청탁금지법이 금지한 부정청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손효주 hjson@donga.com·신나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