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호르몬 변화로 면역력 떨어지면 발병 극심한 통증에 합병증 위험도 적절한 예방-관리 필요
대상포진은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심각한 합병증을 남길 수 있다.
매년 11월은 대한폐경학회가 제정한 ‘폐경의 달’이다. 폐경이 찾아오는 40∼60대 여성들은 급격한 호르몬 변화와 면역력 저하를 겪는다. 심리적 위축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다양한 질환에 노출되기도 쉽다.
그중에서도 초기엔 감기 몸살이나 근육통과 증세가 비슷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 극심한 통증에 뒤늦게 병원을 찾게 되는 병이 있다. 바로 대상포진이다. 대상포진은 예방하거나 적절히 대처하지 않으면 통증과 합병증으로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갱년기 중년 여성이라면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대상포진 증상의 특이점 인지해야
대상포진의 초기 증상은 발열, 몸살 등 감기의 증상과 비슷하다. 감기처럼 쉬면 나아지려니 여겨 방치했다간 초기 대처가 늦어질 수 있다. 특히 갱년기에는 우울증, 안면홍조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로 인해 대상포진 증상을 갱년기 증상 혹은 감기 증상으로 오인할 수 있어 관심을 갖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상포진은 어렸을 적 수두를 일으킨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가 사라지지 않고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병한다. 대상포진의 증상으로는 주로 옆구리, 어깨 등 몸통의 한쪽으로만 수포와 발진이 나타난다. 이 때문에 단순 피부질환으로 여기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상포진은 바이러스가 신경절을 따라 활성화되면서 신경을 손상하고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상포진 통증은 출산의 통증보다 심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수십 개의 바늘로 찌르는 것 같다”, “벼락이 치는 것 같다” 등 환자들이 호소하는 통증의 양상도 다양하다.
대상포진의 주요 원인은 면역력 저하. 폐경기 여성처럼 면역력이 저하된 경우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여성 대상포진 환자 10명 중 6명은 40∼60대일 정도로 갱년기 여성에게서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그뿐만 아니라, 50대 이상의 중장년층과 면역 억제제 복용 환자, 만성 질환자도 대상포진 고위험군으로 주의해야 한다.
신경통부터 실명까지… 합병증 위험 높아
대상포진에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발병 부위에 따른 합병증 위험 때문이다. 가장 흔한 대상포진 합병증은 완치된 후에도 수 주에서 수개월까지 신경통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후 신경통이다. 시도 때도 없이 이어지는 신경통은 우울증, 만성피로, 수면부족 등 2차적 문제를 낳는다. 면역력이 약할수록 신경통의 위험과 발병 기간이 길어진다. 대상포진은 발병 부위에 따라 다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대상포진이 안면에 생긴 경우 뇌중풍(뇌졸중) 위험을 약 4배까지 증가시킬 수 있다. 또한 눈 부근에 생기면 결막염, 각막염의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데 이는 심각할 경우 실명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
안전한 예방과 적절한 관리가 중요
갱년기를 앞둔 여성은 평소 대상포진 증상을 정확히 인지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상포진의 원인이 면역력 저하와 가장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만큼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신체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폐경기 여성은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우울감을 겪을 수 있어 심리적 안정과 편안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또한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갖고, 주 3회 정도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제철 과일을 섭취하고 부족한 영양소는 보조제를 이용하는 등 식습관도 관리하여 면역력을 강화하는 것이 좋다.
염근상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폐경기 여성은 호르몬 변화로 인한 다양한 질환 위험성에 노출될 수 있다”며 “대상포진은 통증이 심하고 합병증도 다양해 폐경기 후 삶의 질을 유지하려면 미리 관리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당뇨 등 만성 질환이 있어 면역력이 저하된 경우라면 더욱 각별하게 주의하는 것이 필요하며 영양제나 호르몬 보조제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