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배혜윤-동부 김주성-모비스 함지훈(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WKBL
센터 배혜윤 3점포 비시즌 훈련성과
김주성 3점슛 성공률 66.7%로 1위
외곽만 노리면 리바운드 우위 뺏겨
프로농구에서 빅맨의 3점슛은 이제 보기 드문 장면이 아니다. 남자프로농구에선 지난 시즌부터 이런 움직임이 잦아졌다. 올 시즌에는 여자프로농구에서도 센터를 맡은 선수들이 외곽포를 터트리고 있다. 빅맨이 인사이드와 아웃사이드를 겸비하는 국제농구의 트렌드에 발 맞춰 국내 남녀프로농구에서도 변화의 기운이 일고 있다.
● 눈에 띄게 증가한 빅맨의 3점슛
남자프로농구에선 지난 시즌부터 바람이 불었다. 동부 김주성(37·205cm)이 본격적으로 3점슛을 시도하기 시작했고, 총 32개를 성공시켰다. 김주성은 2016∼2017시즌에도 15개를 던져 10개를 적중시켰다. 3점슛 성공률 66.7%로 전체 1위다. 삼성 김준일(24·201cm)도 그 대열에 가세했다. 김준일은 8개의 3점슛을 던져 2개를 림에 꽂았다.
● 공간활용 극대화 가능하다!
감독들이 빅맨의 3점슛을 적극적으로 훈련시키는 이유는 공간활용의 극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키가 큰 국내선수들이 정확한 외곽포까지 장착하면 활동반경을 넓힐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골밑 공간이 상대적으로 많이 생긴다. 이를 외국인선수가 파고들면 좀더 쉽게 득점할 수 있다. 외국인선수에게 도움수비를 펼치는 상대팀에 부담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
대표적 사례가 모비스 함지훈(31·198cm)이다. 함지훈은 프로 데뷔 초반에는 골밑 공격에 집중했다. 그러나 2011∼2012시즌부터 외곽을 겸하기 시작했다. 다만 성공률은 높지 않았다. 지난 시즌부터는 자신감을 갖기 시작해 올 시즌에는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3점슛 21개를 시도해 8개를 적중시키고 있다. 그러면서도 골밑에서의 강점을 계속 발휘하고 있다.
감독들은 하나같이 3점슛을 장착한 빅맨이라도 골밑 플레이를 병행해야 위력이 배가된다고 설명한다. 골밑 공격과 외곽 공격의 비중은 7대3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한다. 3점슛은 하나의 공격 옵션일 뿐 원래의 장점을 버려선 안 된다는 얘기다. 빅맨이 3점슛은 정확도 측면에서 전문 슈터에게 떨어지기 마련이다. 또 빅맨이 외곽 플레이에만 집중하면 상대는 오히려 편하다. 골밑 수비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고, 리바운드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부가 지난 시즌 6강 플레이오프에서 실패한 여러 이유들 가운데 하나로 김주성이 오리온을 상대로 외곽으로만 돌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모비스가 올 시즌 초반 4연패를 당할 때도 함지훈이 외곽에서만 움직일 뿐 장점인 골밑 공격을 시도하는 빈도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