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속 ‘나쁜 기운’ 몰아낼 일상의 이런 저런 묘방들
1번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영화 ‘그녀’ ,2번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바닷마을 다이어리’3번 레게의 황제 밥 말리
서정민갑 대중음악평론가는 김광석의 ‘맑고 향기롭게’와 밥 말리의 ‘Get up, Stand up’을 들어보길 권했다. ‘맑고…’는 김광석 특유의 잔잔한 위로가 물씬한 곡으로 더 나은 세상으로 가자는 메시지가 깊다. ‘Get up…’은 어려운 난관을 싸우고 헤쳐 나가자는 상징적 의미가 큰 곡. 레게 리듬이 지닌 여유로움도 현 시점에선 요긴하다.
“아이돌 음악 중엔 트와이스의 ‘포니테일’이 좋겠네요. 살짝 주술적 느낌이 있는데 복잡한 거 잊고 달려보자 외칩니다. 말이 등장해서 고른 건 아니에요. f(x)의 ‘Red Light’는 적색 등이 켜진 상황을 경고하는 내용입니다. 세월호를 다룬 노래로도 유명하죠.”(아이돌 전문 비평 웹진 ‘아이돌로지’ 미묘 편집장)
김봉석 영화평론가는 영화 ‘그녀’(2014년)와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년)를 권했다. 김 평론가는 “인공지능이긴 해도 ‘그녀’처럼 마음을 나누는 이가 있다면 화도 좀 가라앉을 것”이라며 “바라만 봐도 아름다운 그림 같은 영화 ‘바닷마을…’도 좋다”고 말했다. 속고 속이는 참혹한 세상을 직시하고 싶다면 ‘시카리오: 암살자들의 도시’(2015년)와 ‘헝거 게임’ 시리즈가 괜찮은 선택.
가짜 무당이 등장하는 ‘배뱅이굿’도 시의적절하다. 윤중강 국악평론가는 “얄팍한 지식으로 신통력을 지닌 척 행세하는 박수무당이 사람들을 속이고 재물을 챙긴다는 내용”이라며 “이은관 명인의 목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묘한 쾌감이 밀려온다”고 평했다.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1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하는 ‘페리클레스’를 추천했다. 서거 400주년을 맞은 셰익스피어 작품으로 주인공 페리클레스의 방랑과 시련을 통해 삶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25일 선보일 ‘미스 줄리’(국립극단)도 기대할 만하다. 김 감독은 “북유럽의 셰익스피어라 불리는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 극본으로 백작의 딸과 하인의 관계를 통해 계급 등 사회 이슈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잔혹동화”라고 설명했다.
4번 영원한 가객 김광석, 5번 배뱅이굿의 전설 이은관 명인, 6번 요즘 대세 걸그룹 트와이스, 7번 요가 ‘견상 자세’· 유니버설뮤직코리아·JYP엔터테인먼트·요가강사 송하연 씨 제공
뻔하지만 음식이나 운동도 도움이 된다. 특히 따뜻한 녹차나 국화차 등은 열을 가라앉히는 데 탁월하다. 서구에선 ‘아몬드가 들어간 다크초콜릿’도 열받았을 때 좋은 음식으로 꼽는다. 아몬드는 우울증에 효과가 있고, 초콜릿은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감소시킨다.
태국 방콕에 있는 ‘요가 엘레멘츠’의 송하연 강사는 머리를 맑게 하고 심신에 휴식을 주는 ‘견상 자세’와 ‘아기 자세’ ‘누운 나비 자세’를 권유했다. 누운 나비 자세는 뻐근한 어깨와 골반을 열어줘 여성 생리통 완화에도 좋다. 송 강사는 “견상 자세는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열어주고, 아기 자세는 깊고 편안한 호흡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화병(火病)이 날 땐 주의를 딴 데로 돌리는 여러 방법을 찾는 것도 도움이 된다”며 “다만 명확하게 화를 내야 할 대상에게 분노를 표출할 수 있어야 근원적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다음 회에 계속)
정양환 기자 ray@donga.com·임희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