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 하나씩 깨가는게 젊음”
3일 서울 동대문구 전농로 맥도날드 전농점에서 우서희 점장이 웃으며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3일 서울 동대문구 전농로 맥도날드 전농점에서 만난 우 씨는 “여성이 오토바이 배달원을 할 수 있을까, 배달원 출신이 점장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며 “하지만 도전하니 편견이 깨졌고, 이제는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며 웃었다.
우 씨가 맥도날드 수유점에 배달원으로 지원한 것은 2009년. 대학 마지막 학기였다. 지원 이유는 등록금 때문이었다. 배달원이 받는 시급은 매장 아르바이트 시급의 평균 1.5배 수준이다. 당시 점장은 ‘여자가 이런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의심했다. 그녀는 “자신 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우 씨는 6개월간 배달원을 하면서 성실함을 인정받았다. 맥도날드는 그에게 정식 직원으로 일해 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했다. 이후 그는 매니저, 부점장을 거쳐 올해 7월 점장이 됐다. 그가 관리하는 직원만 28명이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우 점장 이후 여성 배달원도 많아졌다”며 “이들도 우 점장을 보며 진급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우 씨는 종종 육아 등으로 일을 쉬었던 여성들의 면접을 보곤 한다. 그 여성들 중에는 ‘내가 일을 잘 못해서 도움이 안 되는 건 아닐지’ 걱정하는 이가 적지 않다. 우 씨는 “사실 도움이 되고 안 되고는 일하는 사람이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 그만큼 자신감이 떨어져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런 이들에게 용기를 북돋우는 멘토가 되는 것이 우 씨의 중요한 목표다.
우 씨는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많은 사람, 특히 청년들이 편견을 깨기 위해 과감히 도전하길 바란다. 시야를 넓히고 무엇이든 열심히 하라고 조언한다. 요즘처럼 희망을 갖기 힘든 어수선한 시절이라면 더욱 그래야만 한다.
“저 역시 ‘왜 나는, 왜 우리 사회는 나아지지 않는 걸까’ 생각한 적이 많아요. 그래도 희망을 갖고 뭐라도 해야죠. 그래야 벽은 깨지고 조금이라고 나아질 테니까요.”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