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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곤의 홍콩 vs 안데르센의 북한

입력 | 2016-11-09 03:00:00

동아시안컵 본선티켓 1장 놓고 격돌




  ‘홍콩 히딩크’ 김판곤이냐, ‘북한 히딩크’ 안데르센이냐.

 김판곤 감독이 지휘하는 홍콩과 노르웨이 출신의 예른 안데르센 감독이 이끄는 북한이 2017년 일본에서 열리는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본선 티켓 1장을 놓고 경쟁한다. 2003년부터 2, 3년 주기로 열려 내년에 7회째를 맞는 동아시안컵은 4개국이 참가하는 대회로 한국, 중국, 일본은 자동 출전하고 나머지 한 팀은 1, 2차 예선을 거쳐 출전 기회를 얻는다.

 북한, 홍콩, 대만, 괌이 참가한 동아시안컵 2차 예선이 6일 홍콩에서 시작됐다. 네 팀이 풀리그로 경쟁하지만 북한과 홍콩이 본선행 티켓을 놓고 다툴 것으로 보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북한이 126위로 가장 앞서고 홍콩이 140위, 대만 161위, 괌 182위다. 풀리그 첫날인 6일 북한은 대만을 2-0으로, 홍콩은 괌을 3-2로 눌렀다. 북한과 홍콩은 9일 각각 괌과 대만을 상대한 뒤 12일 맞붙는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홍콩을 16강에 올려놓은 김 감독은 ‘홍콩의 히딩크’로 통한다. 김 감독은 지난해 중국과의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두 경기에서 모두 무승부를 기록해 홍콩 축구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중국의 특별행정구로 인구 700만 명가량인 홍콩이 13억 인구의 중국과 맞붙어 패하지 않은 건 20년 만이었다.

 안데르센 감독은 북한 사령탑으로 부임한 5월 이후 중동 팀을 상대로 선전하면서 ‘북한의 히딩크’로 불린다. 실제 북한이 안데르센 감독에 앞서 영입을 시도했던 지도자가 거스 히딩크다. 북한은 8월 2차례 친선경기에서 이라크와 1-1로 비겼고, 아랍에미리트에 2-0으로 승리했다. 

 북한과 홍콩 모두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 진출에 실패했다. 두 팀이 동아시안컵 본선 진출에도 실패하면 친선경기를 제외하고는 한동안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기회가 없다. 그동안 북한은 2005, 2008, 2015년에, 홍콩은 2003년과 2010년에 동아시안컵 본선 무대를 밟았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