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35년을 맞은 한국 프로야구는 2012년 승부조작이 처음 불거져 LG 소속 박현준과 김성현이 영구제명됐다. 4년 뒤인 올해는 사정이 더 심각하다. 7월 NC 이태양과 넥센 문우람에 이어 최근 전 NC 투수 이성민과 기아 유창식의 승부조작 가담 사실도 드러났다. ‘형, 동생’ 하면서 알고 지낸 브로커들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받고 선수로서 해선 안 될 일을 하면서 그것이 범죄라는 인식도 없는 선수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선수들의 일탈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NC 구단의 조직적 은폐 의혹이다. NC 단장과 운영본부장은 이성민의 승부조작 가담 사실을 알고도 숨겼다. 더구나 2014년에는 이성민이 신생팀 KT에 특별 지명되도록 유도한 뒤 10억 원의 트레이드 대금까지 받았다는 게 경찰의 수사 결과다. 구단 고위관계자가 선수의 명백한 잘못을 은폐하고 부당 이득까지 챙기면서 다른 구단에 넘긴 것은 관중과 팬들을 배신하는 악질적 범죄다. 해당 선수들은 물론 NC 구단에 대한 강도 높은 처벌이 불가피하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