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는 미르·K스포츠재단 허가만 내준 것이라고 발뺌하지만 최순실 차은택이 재단의 돈을 사유화하고 유용한 것을 감시하지 못한 책임이 큽니다. 공무원들이 자기에게 위임된 권한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불법을 방조하거나 심지어 이득을 취했습니다."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7일 오후 국민대에서 열린 대학원 과목 '공공책임과 윤리' 강의에서 비선 실세에 대한 국정 농단 비판과 함께 협력해온 공무원들의 행태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이날 '공무원의 책임과 정치중립성'이란 주제의 강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재단 모금 관여를 비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순수한 마음으로 기업으로부터 모금을 했더라도 명백한 불법"이라며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의 막장, 우리 사회의 바닥, 우리 사회의 민낯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이 지켜지지 않는 관행은 끊임없이 문제제기하지 않는 한 문제는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며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공직사회가 크게 흔들리므로 미국 연방대법원은 이를 범죄시해 공무원이 정치 중립을 지키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초대 문체부 장관이었으나 세월호 당시 국무회의에서 내각 총사퇴를 발언한 것 등이 문제가 돼 2014년 7월 이례적으로 면직됐다. 한편 최경환 의원 측은 "유 전 장관의 말은 사실무근"이라며 "당시 기재부 장관 및 경제부총리 직을 수행했던 건 맞지만 차은택 관련 사업이라고 해서 특별히 예산을 몰아준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지훈기자 eas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