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우규민. 스포츠동아DB
11일부터 열리는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는 역대 가장 치열한 영입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올 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은 김광현(SK) 양현종(KIA) 차우찬(삼성) 등 선발 빅3를 비롯해 최형우(삼성) 황재균(롯데) 등 몸값 높은 선수들이 대거 시장에 쏟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FA시장에는 ‘대어’만 있는 게 아니다. 이들 외에도 알짜배기 FA들이 구단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이중에서도 우규민(LG)은 누구나 탐낼 만한 선발자원이다. 그는 사이드암에 구속이 빠르진 않지만, 칼날 제구력을 앞세워 타자들을 마음대로 요리한다. 올해는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6승11패, 방어율 4.91에 그쳤지만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릴 정도로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우규민의 가장 큰 장점은 제구력이다. 본인 스스로 시즌 목표를 ‘최소볼넷’으로 잡을 정도로 컨트롤에 강점이 있다. 성적으로도 드러난다. 선발로 자리매김한 2013년부터 3년간 9이닝당 볼넷 허용이 1.63으로 빼어났다. 이닝당 투구수도 15.5개로 최상위급이다. 마운드 위에 있는 투수가 볼넷을 없이 빠르게 이닝을 막아주면 수비시간이 짧아져 야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팀 전체로 봤을 때 이상적인 투수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올 시즌은 부진하면서 그의 가치가 빛을 보지 못하고 있지만 몸 상태가 회복만 된다면 꾸준히 활약할 수 있는 선수다.
LG도 내부단속을 위해 분주해질 수밖에 없다. 올 시즌 팀이 좋은 성적을 냈던 데는 안정적인 선발진이 큰 역할을 했다. 우규민을 놓친다면 당장 내년 선발진 구상부터 꼬이게 된다. 최근에는 선발 1명을 발굴해내는 일이 ‘하늘에 별따기’처럼 어려워졌다. 확실한 선발카드 우규민을 놓칠 수 없는 이유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