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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전기 누진제, 서민생활 보장 공익 강해”…소비자 패소

입력 | 2016-11-09 16:30:00


주택용 전기요금에 누진제를 적용하는 건 서민생활 보호를 위한 공익적 의미가 있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광주지법 민사3단독 심재현 판사는 9일 송모 씨 등 시민 101명이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낸 전기요금 부당이득 반환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패소 판결했다. 앞서 송 씨 등은 2012년 8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한전이 주택용 전기요금에 공정성을 잃은 누진제를 적용하면서 최저 11만 원에서 394만 원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전기공급은 경제적으로 열악한 지위에 있는 서민들도 기초적 문화생활을 하도록 하는 공익적 성격이 있다"며 "누진제로 월 평균 300kWh 이상을 쓰는 31.8%가구로부터 원가보다 비싼 요금을 받아 나머지 68.2%에게 원가보다 싼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5인 이상 가정을 비롯해 장애인, 국가유공자, 기초수급자, 양로시설 등에 저렴한 전기를 공급하고 있어 누진제 약관으로 서민 또는 소외계층이 불이익을 받는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산업용과 일반용 전기에는 누진제 대신 계절·시간대별 차등요금제를 적용해 특혜를 준다고 볼 수 있을 뿐 주택용 전기 사용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누진제 약관이 신의성실 원칙을 위반하거나 공정성을 잃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국민 이익을 보호하지 못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강조했다.

이번 판결은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본 두 번째 판결이다. 한편 송 씨 등 원고 측 변호인은 "국민정서에 맞지 않은 판결이어서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