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부터 서울 중랑구에서 가방을 제조해 판매하던 김모 씨(31). 어린 시절 가방공장을 운영한 삼촌에게 제조기술을 배운 뒤 자신만의 가방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판매는 부진했다. 견디다 못한 김 씨는 '짝퉁 가방'에 눈길을 돌렸다. 동종업계 사람이 루이비통과 구찌 등 해외 명품 브랜드 가방을 위조, 판매해 부자가 됐다는 말을 전해 들어서다.
김 씨는 2007년부터 명품 브랜드 구찌에서 나오는 가방과 똑같은 모조품을 만들어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해외 명품 뿐 아니라 헤지스 등 국내 가방 브랜드의 제품도 똑같이 만들었다. 매일 주문이 쇄도하자 또 다른 가방 제조업자를 끌어들여 모조품을 납품 받았다. 김 씨의 아내는 주문 받은 짝퉁 가방을 포장해 보내는 역할을 담당했다.
같은 해 김 씨는 명품 가방을 위조해 판매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그는 이후로도 계속 짝퉁 가방을 만들어 판매했다. 경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고객과 거래할 때는 초등학교 동창들에게 얻은 대포통장 123개를 사용했다.
김단비 기자 kub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