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부터 국내 주요 기업들의 연말 정기 인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30대 그룹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급 전문경영인의 평균 임기는 2년 반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기업경영성과평가 사이트 CEO스코어가 2000년 이후 16년 동안 30대 그룹 계열사에서 대표이사로 재직한 CEO급 임원 2504명의 임기를 조사한 결과 평균 재임기간이 2.5년으로 집계됐다. 임원들의 통상적인 임기인 3년을 못 채운 셈이다.
5대 그룹은 대부분 임기가 2년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그룹이 2.81년으로 가장 길었고, LG그룹 2.79년, 삼성그룹이 2.76년, SK그룹 2.46년, 현대차그룹이 2.09년 등의 순이었다.
대표이사 평균 재임기간이 가장 짧은 그룹은 부영(1.23년)으로 거의 매년 대표이사가 바뀌었다. 이어 대우건설(1.76년) KT(1.90년)도 대표이사 재임기간이 2년에 못 미쳤다.
계열사별로 봤을 땐 재임기간이 1년이 채 안되는 회사는 52곳에 달했다. SK그룹 소속인 SK인천석유화학이 평균 0.25년으로 재임기간이 가장 짧았다. SK 측은 “SK인천석유화학이 2013년 7월 SK에너지에서 분사한 뒤 그 해 10월 이재환 대표가 새로 선임되기 전까지 SK에너지 사장이 3개월 간 겸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롯데그룹 롯데자산개발 0.28년, SK그룹 SK어드밴스드 0.30년 순이었다.
재임기간이 가장 길었던 대표이사는 현대중공업 계열인 현대기업금융의 김재근 전 사장으로 2000년 3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15.2년간 CEO로 근무했다. 반면 재임기간 1년을 채우지 못한 CEO는 442명으로 조사 대상의 17.7%를 차지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