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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풀릴 땅보상금 19조… 아파트보다 토지시장 재투자 전망

입력 | 2016-11-10 03:00:00

수도권서 절반이상인 10조 예상
7년만에 최대…올해보다 26%↑
수익형부동산에 몰릴 가능성 커




 내년 전국에서 19조 원에 이르는 토지개발 보상금이 풀릴 것으로 추정됐다. 2010년 이후 가장 큰 규모로서 부동산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1·3 대책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보다는 서울 외곽의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토지나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 지방은 산업단지 중심으로 보상

 9일 부동산정보업체 지존에 따르면 내년 전국 87개 사업지구에서 모두 17조5775억 원의 토지보상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는 2010년(25조4372억 원) 이후 가장 큰 규모이며, 올해(14조 원)보다 약 26% 많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17조 원은 도로,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개발에 따른 보상액은 제외한 금액이다”며 “매년 평균 SOC 개발 보상금이 1조7000억 원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토지보상 총액은 19조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 전체의 절반 이상인 9조9950억 원의 토지보상금이 풀릴 것으로 보인다. 수서역세권 공공주택지구(서울 강남구 수서동·38만6390m²),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강남구 개포동·26만6304m²), 고양장항 공공주택지구(경기 고양시 일산동구·144만9394m²) 등 그동안 개발이 지연됐던 공공주택지구에서 토지보상이 시작된다. 제2판교테크노밸리 산업단지(성남시 분당구·42만5760m²), 평택 브레인시티 일반산업단지(평택시·482만4912m²) 등 경기지역에 위치한 산업단지에 대한 보상도 이뤄진다.

 지방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개발하는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보상금이 풀린다. 부산·울산·경남에서는 8000억 원 규모의 반여(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부산 해운대구·208만3147m²) 등 총 4조4146억 원의 보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1조5370억 원이 풀리는 대구·경북에서는 5000억 원 규모의 금호 워터폴리스 조성사업(대구 북구·114만5290m²) 등이 눈에 띈다. 세종·대전·충청권과 광주·호남권에서는 각각 7244억 원, 5597억 원이 풀릴 예정이다.

○ 해당 지역 부동산 가격 들썩일 가능성도

 천문학적인 자금이 풀리면서 해당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들썩거릴 가능성이 크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토지 보상을 받은 땅 주인들은 안전 자산인 부동산을 다시 사들이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번 정부 들어 가장 큰 규모의 보상이 이뤄지는 만큼 상당한 유동성이 시장에 풀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인기를 끌 지역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조금 엇갈렸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과거에는 토지보상금 중 상당 부분이 서울 강남 재건축으로 유입됐지만 내년부터는 보상 구역에 인접한 토지시장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반면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고령화로 농촌 인구가 줄어들면서 원래 토지 주변이 아닌 서울 강남권 부동산에 관심을 돌리는 땅 주인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인기 상품에 대해선 전문가들이 대부분 토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 전문위원은 “내년 주택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아파트보다는 강남에 인접한 그린벨트 토지와 상가 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 상품으로 투자 수요가 몰릴 것이다”고 예상했다.

천호성 thousand@donga.com·손가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