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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취업자 1년새 12만명 감소…청년실업률 역대 최고

입력 | 2016-11-10 03:00:00

통계청, 10월 고용동향 발표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공백 장기화
기업 구조조정 겹쳐 고용시장 한파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 공백이 길어지면서 고용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한국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은 취업자 수가 7월 이후 4개월 연속 큰 폭으로 줄었고, 청년(15∼29세) 실업자는 1년 전보다 5만 명 이상 급증했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2016년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657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27만8000명 늘었다. 전체 취업자 증가 폭은 2, 3년 전만 해도 30만∼50만 명 선을 유지했지만 올해 들어 20만 명대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산업별로 봤을 때는 제조업 취업자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만5000명 감소하며 7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나타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가 추락했던 2009년 9월(11만8000명 감소) 이후 최대치다. 통계청은 “전반적인 경기 위축으로 기업들의 신규 고용이 줄어든 가운데 조선과 해운, 철강 등 업종에서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실직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각종 실업 관련 지표도 악화됐다. 특히 청년실업률은 8.5%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포인트 상승했다. 10월 기준으로는 1999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체 실업률은 3.4%로 1년 전에 비해 0.3%포인트 오르며 10월 기준으로 2005년(3.6%) 이후 가장 높았다. 20대와 30대를 중심으로 실업자가 8만4000명가량 증가해 10월 실업자는 총 92만3000명에 달했다.

 고용 한파는 조선과 해운 등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는 지역에 더 매섭게 몰아치고 있다. 조선업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맞은 울산(3.6%)과 경남(2.7%)은 1년 전에 비해 실업률이 각각 1.4%포인트, 0.2%포인트 올랐다. 울산지역의 실업률 상승 폭은 2014년 6월(1.7%포인트) 이후 최대였다.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직격탄을 맞은 부산(3.4%) 역시 1년 전에 비해 실업률이 0.1%포인트 상승했다.

 향후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그 여파가 지역 협력업체에 본격적으로 옮아가고 있어서다. 따라서 ‘수출 부진→생산 감소→고용 축소’의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기획재정부는 “추가경정예산과 10조 원 규모의 추가 경기보강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민간 부문의 활력을 끌어올려 고용 여건을 개선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