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보다 네 살 많은 지적장애인의 노동력을 40년 동안 착취한 인면수심(人面獸心)의 7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남지방경찰청은 지적장애 3급인 A 씨(80)에게 40년간 농사일, 양식장 일을 시키면서 임금 등을 착취한 혐의(준 사기) 등으로 최모 씨(76)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최 씨는 자신의 친척을 통해 A 씨를 데려와 1976년부터 올해 9월까지 전남 진도군에 있는 2만1000㎡ 규모의 논, 밭과 양식장에서 일을 시키고 임금 1억2000여만 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 A 씨의 기초생활수급비, 장애인수당 입금계좌를 관리하며 2400여 만 원을 무단 인출해 가로챈 혐의도 있다. 경찰은 올해 여름 무더운 날씨에도 A 씨가 혼자 논밭에서 일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주민들의 말을 듣고 수사에 착수했다.
지적장애가 있는 A 씨는 창고 같은 방에서 생활하며 중노동을 하면서도 자신보다 어린 최 씨를 '형님'이라고 불렀다. A 씨는 경찰에서 "최 씨의 집이 내 집이고, 나이가 어린 사람을 형님이라 부르는 것 아니냐"고 했다.
무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