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 원장 첫 재판서 증언 “金판사 ‘좋은 결과 기다리자’고 해 감사인사로 내가 車선물 제안”
김수천 부장판사(57·사법연수원 17기)가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구속)의 재판에 관여하고 금품을 받았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의 심리로 열린 김 부장판사의 1회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성형외과 원장 이모 씨(52)는 “정 전 대표의 상습 도박 사건 1심 선고 직전 김 부장판사가 ‘좋은 결과가 있을 테니 기다려 보자’고 했다”며 “김 부장판사가 법원과 관계된 사람을 만난다고 들어 (돈을) 챙겨 줘야겠다고 생각했고 직접 줬다”고 증언했다.
이 씨는 또 ‘네이처 수딩 젤 짝퉁 사건’ 항소심을 맡게 된 김 부장판사가 정 전 대표와 자신에게 ‘엄정하게 보겠다’며 전화를 건 사실도 밝혔다. 해당 사건은 집행유예가 선고된 1심보다 형이 가중돼 실형이 선고됐다.
김 부장판사는 정 전 대표로부터 사건 청탁 명목으로 레인지로버 차량을 비롯해 1억8000여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김 부장판사는 구속 직후 사직서를 낸 상태로 대법원은 김 부장판사에게 현행법상 최고 수준인 정직 1년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