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임기초부터 얘기 돌아 “1명 아닌 여러명”… 최순득 가능성 정유라도 페북에 출입 암시 글
“‘아줌마가 청와대에 온다’는 소문이 돌았다. 경호실 담당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고등학교 동창이거나 친구겠지’라고 생각했다. 지금 와서 보니 비선 실세 최순실이었다.”
청와대 사정을 잘 아는 여권 관계자 A 씨는 박 대통령 임기 초부터 돌던 소문이 확인됐다며 “지금 청와대 내부 사람도 비선 실세의 청와대 출입에 모두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또 “1명이 아니라 아줌마‘들’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다”며 최순실 씨(60)의 언니인 최순득 씨(64)의 청와대 출입 가능성도 언급했다.
A 씨에 따르면 친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 박지만 EG 회장 등은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 입성한 후 한 번도 청와대에 발을 딛지 못했다. 박 회장의 부인 서향희 변호사가 2014년 2월, 2015년 5월에 자녀를 출산한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대통령이 조카를 보기 위해 밤중에 서 변호사가 입원한 병원을 찾기는 했지만 가족을 한 번도 청와대로 들인 적은 없다고 한다. 박 전 이사장의 남편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도 “(우리 부부는) 한 번도 청와대에 간 적이 없다”고 했다. 이 때문에 청와대 내부 관계자들은 “대통령이 정말 독하다” “측근 관리 하나는 진짜 잘하는구나”라고 여겼다.
정 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4월까지 반려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모인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사람들과 대화 형식으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당시 작성자는 정 씨의 개명 전 이름인 ‘정유연’이다. 정 씨는 ‘대통령님 본인개도 관리못하시는데ㅋㅋㅜㅜ..… 진짜한국가서 그좁은대그작은애들이 맥아리한갸도없이 오뉴월 팥빙수마냥퍼져잇는거 보고 진짜 집애오면서 눈물이훌쩍나더라구요’라는 글을 남겼다. 실제 박 대통령은 2013년 2월 서울 삼성동 사저를 떠나면서 주민으로부터 받은 진돗개 두 마리를 청와대로 데려와 ‘새롬이’ ‘희망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최 씨 언니와 딸까지 청와대를 ‘프리패스’ 했다는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37)도 대통령과의 친분을 들먹이며 힘을 과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 씨의 한 지인은 “청와대에 취직시켜주겠다”는 말을 장 씨로부터 들었다고 했다.
한편 A 씨는 “이영선 윤전추 행정관처럼 최 씨의 수족으로 움직이던 사람들이 여전히 청와대 내부에 남아 있다”며 “문고리 3인방과 함께 청와대의 숨은 실세였던 이들이 지금은 숨을 죽이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정지영기자 jjy2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