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다닌 성형외과 원장, 전문의 아닌데 서울대 외래교수 위촉 中 고위인사 시술담당 내정 이례적 前주치의 “대행업체가 추천해 선임”
최순실 씨(60)를 진료해온 의사가 성형외과 전문의 자격도 없이 중국 고위인사의 피부 리프팅 시술 담당으로 내정돼 서울대병원에 외래교수로 뽑혔던 것으로 9일 확인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서창석 서울대병원장과 최 씨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날 의료계에 따르면 최 씨와 딸 정유라 씨(20)가 자주 찾은 곳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구 논현동 ‘김○○의원’(진료과목 성형외과)의 김모 원장(56)은 7월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외래교수로 위촉됐다. 건강검진을 전문으로 하는 강남센터엔 원래 성형외과가 없지만 당시 방한한 중국의 고위 인사가 “건강검진을 받는 김에 피부 리프팅 시술도 받고 싶다”는 뜻을 전하자 병원 측이 김 원장을 뽑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료계 인사는 “해당 인사가 덩샤오핑(鄧小平) 전 중국 최고지도자의 가족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그러나 서울대병원 안팎에선 전문의 자격조차 없는 비전문의를 외래교수로 앉히는 것은 물론이고, 이 같은 특급 VIP의 진료를 맡기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피부과 등에서 외래교수를 뽑는 일은 종종 있지만 전문의가 아닌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5월 박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는 등 정부로부터 각종 특혜를 입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당시 김 원장은 가족이 운영하는 것으로 전해진 화장품 업체 Y사의 기술이사 자격으로 박 대통령과 동행했는데 업계에선 자본금이 5000만 원에 불과한 Y사가 사절단에 포함된 것이 이례적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Y사의 본사인 J사는 2월 청와대에 설 선물세트를 팔았고 최근 면세점에도 입점했다. 이러한 의혹이 불거지자 9일 해당 성형외과는 김 원장의 건강을 이유로 휴업했다.
조건희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