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근호가 8일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 힐튼호텔에서 열린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사랑나눔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파울·선수부상 줄고 이미지 좋아져
성적향상·챔스 출전권까지 순기능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제주 유나이티드는 올 한해 성적과 이미지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제주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의 숨은 승자다. 우승을 비롯해 각종 화려한 타이틀은 다른 팀들에 내줬지만, 챙길 수 있는 실속은 모두 챙겼다. 우선 리그를 3위(17승8무13패·승점 59)로 마무리하며 당초 목표로 삼았던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했다. 이어 8일 열린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선 의미 있는 상들을 품에 안았다. 평소 활발하게 자선활동을 펼쳐온 팀의 간판스타 이근호(31)는 사랑나눔상을 수상했고, 팀은 클래식 페어플레이상을 차지했다. 노력에 따른 값진 결실들이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제주 구단 관계자는 “지난해 시상식에서 ‘2016년 우리는 무슨 상을 받아볼까’에 대해 고민했다. 새 시즌 목표는 1위였지만, 이는 물론 챔피언스리그 진출도 쉽지는 않다고 생각했다”며 “스스로 노력해 받을 수 있는 상은 페어플레이상이었다. 팀에 돌아가서 파울을 적게 하고 경고를 적게 받으면 수상이 가능하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제주는 올 시즌 총 41장의 옐로카드를 받았다. 이는 12개 구단을 통틀어 최소 수치다. 퇴장은 없었다.
페어플레이에 따른 효과는 경기장 안에서도 즉각 나타났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페어플레이 게임을 하다보니 좋은 게 3가지가 있다”며 “일단 플레이 타임이 길어졌고, 평균 파울이 줄었다. 그 덕에 골이 많이 나왔다. 선수 부상도 줄었다. 자연스레 3위로 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땄다”고 설명했다. 페어플레이상을 위한 제주의 작은 변화는 결국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소리 없이 활짝 웃은 제주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