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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뒤엔 ‘가족의 힘’…‘비밀병기’ 이방카, 표심 사로잡아

입력 | 2016-11-10 03:00:00

[미국 우선주의 태풍]
트럼프 막말 이미지 순화시켜
사위 쿠슈너는 유대계 공략





 “멜라니아, 돈, 이방카, 에릭, 티퍼니, 그리고 배런…. 힘든 여정을 함께해 줘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9일(현지 시간) 미국 대통령 선거의 승기를 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당선 소감 연설 도중 부인부터 자녀들 이름을 차례로 읊었다. 공화당 내에서 ‘아웃사이더’였던 그에게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돼준 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 것이다. 

 세 번이나 결혼한 전력으로 ‘사생활이 복잡하다’는 지적을 받은 트럼프였지만 가족들은 유세 기간 내내 그를 위해 헌신했다. 부인 멜라니아(46)는 전처 자식들과 함께 캠페인에 나섰고, 10세 막내 배런을 제외한 4명의 성인 자녀들도 참모, 찬조연설가 등을 자처하며 트럼프에게 힘을 실어줬다.

 장녀 이방카(35)는 명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을 졸업한 재원으로 이번 선거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트럼프의 ‘비밀병기’였던 그는 전당대회 마지막 날(7월 21일) 연단에 올라 “트럼프 그룹에선 여성이 동등한 임금을 받고, 어머니가 되면 회사의 지원을 받는다”며 ‘여성 혐오자’라는 비판을 받던 아버지를 변호했다.

 이방카는 새어머니 멜라니아의 결점까지 메웠다. 슬로베니아 모델 출신인 멜라니아는 누드 화보집과 이민법 위반 의혹 등으로 유세 기간 내내 공격을 받았다. 특히 전당대회에서 8년 전 미셸 오바마 여사의 연설 문구를 모방한 듯한 연설을 한 것이 들통난 뒤로는 한동안 모습을 감췄다 선거 일주일 전 다시 연단에 올라 남편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방카의 남편이자 트럼프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35)는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에서 살아남은 유대인 집안 출신으로 유대계 표심 잡기에 일조했다. 3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서 중립을 취할 것”이라는 트럼프의 발언에 유대인 사회가 격분하자 쿠슈너는 유대인 지도자들과 접촉하며 들끓는 여론을 잠재웠다.

 두 아들 도널드 주니어(39)와 에릭(32)도 아버지가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마다 묵묵히 참모 역할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아버지보다 빛나는 아들들’이라는 기사로 이들을 칭찬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도 지난달 9일 2차 TV토론 말미에 “트럼프의 아이들은 능력 있고 헌신적이며, 그것이 트럼프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김수연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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