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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류언론 여론조사 대망신… AI만 맞췄다

입력 | 2016-11-10 03:00:00

클린턴 응원하느라 표심 제대로 못봐




 “왜 모든 여론조사의 예측이 다 틀린 거죠?”

 미국 대선일인 8일(현지 시간) 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을 선거인단 확보 수에서 크게 앞서 나가자 CNN방송 대표 앵커 앤더슨 쿠퍼가 패널들에게 이렇게 물었다. CNN은 선거 당일까지도 클린턴의 승리를 예상했고, 1∼3차 TV토론 평가 여론조사에서도 클린턴이 크게 우세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CNN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CNN은 클린턴뉴스네트워크(Clinton News Network)’라고 비꼴 정도로 친(親)클린턴 성향이었다.

 클린턴 공개 지지 의사를 밝힌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역시 전날까지 클린턴의 승리를 점쳤다. 선거예측 전문 사이트 ‘538’을 운영하는 이른바 ‘대선 족집게’ 네이트 실버도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의 부상을 무시했다가 잘못을 인정하는 반성문까지 썼지만 본선에서도 예측이 크게 빗나갔다. 유수 언론들이 대부분 헛발질한 반면 인도 벤처기업 제닉AI의 창립자 산지브 라이가 개발한 인공지능 ‘모그IA’는 지난달 28일 트럼프의 당선을 예측했다. 모그IA는 구글과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수집한 데이터 2000만 건의 양 후보 연관성을 분석해 트럼프 당선을 정확히 예측했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는 “클린턴을 일방적으로 응원해온 진보 주류 언론들이 자신들이 보고 싶은 것만 보느라 여론조사 숫자에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 ‘기성 제도권에 대한 미 국민의 실망과 분노’를 놓쳤다”고 보도했다.

뉴욕=부형권특파원 bookum90@donga.com / 한기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