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택시장 과열의 중심에 있던 강남4구를 겨냥한 11.3대책을 내놓으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비강남권에 투자수요가 집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 서초, 송파, 강동 등 강남4구에서 분양하는 단지의 전매제한기간이 기존 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 시로 대폭 강화, 사실상 분양권전매가 불가능해졌다. 정부가 최근 분양시장에 불고 있는 아파트 청약 광풍의 주된 원인이 분양권 전매에 따른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 자금 때문인 것으로 진단을 내리면서 강남4구를 중심으로 한 규제 강화에 나선 것이다.
서울 중 강남4구를 제외한 지역의 분양권 전매제한기간은 기존 6개월에서 1년 6개월로 늘어난다. 전매제한기간이 기존보다 1년이 더 늘긴 했지만 사실상 분양권전매가 금지된 강남4구에 비해서는 낫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다소 위안이 되는 분위기다. 실제 주택시장에서도 비강남권 단지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용산구에서 분양한 한 재개발 단지는 평균 156대 1, 최고 287.5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1순위에 마감됐다. 이는 올해 비강남권 지역에서 분양한 단지 중 최고 경쟁률인 알려졌다.
특히 관악구는 강남, 구로, 여의도 등 주요 업무지역과의 접근성이 좋아 직장인들 사이에서 높은 주거 선호도를 보이는 등 주거 수요층이 두터워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지하철 2호선(봉천역, 서울대입구역 기준)을 이용하면 구로까지 10분대, 강남까지는 20분대에 출퇴근이 가능하고, 여의도 샛강에서 서울대까지 연결되는 신림선 경전철도 지난 9월 본격적인 착공을 시작했다. 해당 노선은 오는 2021년 준공될 예정이며 서울대에서 여의도까지의 출퇴근 시간을 기존 40분에서 16분으로 크게 단축시켜줄 전망이다.
뛰어난 교통 환경은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1순위 주거지인만큼 투자자들도 교통 이용이 편리한 역세권 위주의 단지에 관심을 갖는 분위기다. 봉천역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달 2호선 봉천역과 서울대입구역에서 가까운 신규 아파트가 분양을 앞두고 있는데 11.3대책 발표 이후 분양을 문의해오는 외지 수요자들의 전화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기존에 강남권 아파트에 집중됐던 투자자들의 관심이 강남 인접 지역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관악구는 강남과의 접근성이 우수하고 아파트가격도 강남권에 비해 저렴해 투자자들 사이에서 강남권 대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관악구 내 아파트 중에서 지하철역 가까이에 위치한 단지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편이다. 한데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는 지하철역과의 접근성이 좋고, 편의시설 및 학군 등도 잘 갖춘 편이라 전세 수요를 염두에 둔 투자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정부의 11.3대책 발표 이후 관악, 성동 등 비강남권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서울 재건축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조사에 따르면 관악구(0.13%), 구로구(0.15%), 성동구(0.18%) 등 비강남권 아파트가격이 전주 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2% 하락, 8개월만에 처음으로 주간 아파트값 변동률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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