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대목을 노리는 연극·뮤지컬 작품들이 화려한 스타캐스팅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맨 왼쪽부터) 뮤지컬 ‘보디가드’의 박성웅(왼쪽)과 정선아, 연극 ‘꽃의 비밀’의 소유진(오른쪽), 뮤지컬 ‘팬텀’에서 팬텀 역을 맡은 가수 박효신. 사진제공|씨제스컬쳐·수현재컴퍼니·EMK뮤지컬컴퍼니
화려한 연말 공연 캐스팅
연말은 공연계의 대목이다. 대목이자 한 해 농사의 마지막 ‘비빌 언덕’이라고 보면 된다. 연말 특유의 ‘문화적’ 분위기에 야외활동하기가 쉽지 않은 고약한 날씨까지 더해져 공연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아지는 것이다. 1년에 공연 딱 한 편 보고 사는 사람이라면 그 시기가 연말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 만큼 연말에는 ‘볼 만한’ 공연이 다수 막을 올린다. 모처럼 “공연 한 편 볼까”하는 사람들을 자신의 공연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경쟁은 ‘어떤 공연을 하는가’만이 아니다. ‘누가 공연을 하는가’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연말 작품들의 캐스팅들을 보니 과연 눈이 아플 만큼 휘황찬란하다. 상업성이 높은 뮤지컬은 물론 연극도 스타 배우들을 ‘모시고’ 왔다. 캐스팅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심쿵심쿵할 정도다.
● ‘가왕’ 박효신의 팬텀·‘소여사’의 복귀도 반가워
26일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팬텀’이 내세운 최고의 스타는 가왕 박효신. 김준수와 함께 뮤지컬계 최강의 티켓파워맨으로 군림 중이다.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는 10월27일에 2차 티켓을 오픈(총 20회차)했는데 박효신이 출연하는 9회차 티켓이 전석 매진됐다. 박효신이 맡은 팬텀은 기괴한 외모로 인해 평생 오페라극장의 지하 미궁에서 혼자 살고 있는 비운의 인물이다. 원작이 같은 오페라의 유령에 비해 팬텀의 인간적인 면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박효신의 ‘세상에서 가장 절절한 목소리’가 벌써부터 귀에 울리는 듯하다. 티켓을 구한 팬들에게 축하를.
이 작품에서 배종옥은 자신의 간판 이미지인 우아함을 내던지고 허당 주당 캐릭터 자스민으로 변신한다. 극의 메인 웃음 담당으로 “제대로 망가져 보겠다”고 호언장담 중이다. 소유진의 무대복귀도 반갑다. 2012년 뮤지컬 ‘김종욱찾기’ 이후 4년 만이다. 소유진은 “배우로서의 역량을 더 키우기 위해 연극 출연을 결심했다”고. 소유진이 맡은 모니카 역에는 영화 ‘연평해전’의 여군대위 이청아가 더블캐스팅됐다.
12월15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리는 대작 뮤지컬 ‘보디가드’의 남자 주인공 프랭크 파머는 배우 박성웅이다. 프랭크 파머라고 하면 잘 모르는 사람이 많겠지만, 영화 ‘보디가드’에서 여주인공 휘트니 휴스턴을 지켜주는 멋진 남자 케빈 코스트너 역이라면 “아하”할 것이다. 이번 출연은 박성웅의 첫 뮤지컬 도전. 키 187cm의 장신에다 ‘수트빨’ 좋기로 소문난 박성웅인 만큼 기대가 크다. 휘트니 휴스턴이 맡았던 여가수 레이첼 마론은 정선아가 캐스팅됐다. 벌써부터 박성웅과 정선아가 보여 줄 ‘케미’에 대한 팬들의 관심과 기대로 온라인 게시판이 뜨겁다.
12월2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재공연의 막을 올리는 뮤지컬 ‘인 더 하이츠’는 초연에 이어 다시 한번 양동근이 주인공 우스나비 역을 맡는다. 초연 때에 보여준 양동근 특유의 스웨그 넘치는 무대를 잊지 못하는 팬들에게는 큰 선물이 될 듯. 샤이니의 키와 뮤지컬배우 정원영도 우스나비에 캐스팅됐다.
생활경제부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