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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들 ‘트럼프式 솔직화법’ 벤치마킹 나설까

입력 | 2016-11-11 03:00:00

[혼돈의 정국/트럼프 변수]메시지 전달보다 ‘편한 소통’ 부상




 정치 ‘아웃사이더’인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그의 ‘솔직 화법’을 꼽기도 한다. ‘막말 제조기’로 불리기도 했지만 솔직하고 거침없는 발언으로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의 선거 캠페인 기간 그를 직접 만났던 허은아 한국이미지전략연구소장은 1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트럼프가 미디어에선 막말하는 문제아로 비쳤지만 연설을 끝까지 들어보면 미국인 입장에선 청량음료처럼 속이 시원했을 것”이라며 “전달하려는 게 아니라 소통하려는 것처럼 보여 놀랐다”고 말했다. 또 “대화할 때도 ‘잘 봐주세요’나 ‘저를 뽑아 달라’고 하기보다는 ‘우리는 친구’라며 서로 편하게 질문하고 답하더라”고 전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트럼프 (당선인)의 언행은 막말이라고 비난받았지만 미국 국민은 자신들이 직면한 빈곤과 실업을 직설적으로 설명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특유의 거침없는 말투로 논란을 빚었던 홍준표 경남도지사도 앞서 7월 “트럼프는 자기 나라가 처한 현재의 위기상황과 대중의 불만을 소박한 대중의 언어로 표현하고 있을 뿐”이라며 “막말 운운하는 것은 또 다른 위선”이라고 주장했다.

 내년 국내 대선에서도 ‘트럼프 현상’으로 부각된 ‘소통의 리더십’이 강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를 강타한 ‘최순실 게이트’도 박 대통령의 비밀주의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논란 이후에도 진상을 솔직히 털어놓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신뢰의 위기에 놓였다. 허 소장은 “대선 주자들은 고객 지향적으로 국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현장의 소리를 많이 듣고, 진솔하게 소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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