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조응천 “관련 내용 확인후 조치”… 윗선 보고했지만 묵살된듯
박근혜 정부 초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은 조원동 당시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이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사실을 알고 실태 조사에 나섰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청와대는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도 별다른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공직기강비서관이었던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2013년 중반경 (청와대의 이 부회장 퇴진 압박) 관련 제보를 받았다”라며 “관련 내용을 확인했고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2013년 2월부터 2014년 4월까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있었다.
적절한 조치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 조 의원은 “공직자의 비밀 누설에 해당되기 때문에 자세히 말할 수 없다”며 “(나는) 해야 할 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의 말이 사실이라면 민정수석실에서 제보를 확인한 후 상부에 보고했지만 묵살됐다고 볼 여지가 있다.
이 부회장도 청와대의 압박을 버텨내며 그룹 경영위원회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했지만 결국 2014년 9월 치료를 이유로 미국으로 떠난 뒤 경영에서 퇴진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