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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도 수비도… 모처럼 편안했던 90분

입력 | 2016-11-12 03:00:00

축구대표, 캐나다와 평가전 2-0 승리
K리그 복귀해 부활한 김보경 선제골… 컨디션 떨어진 ‘2선 공격’ 고민 덜어줘
‘돌아온 황태자’ 이정협 15분후 추가골… 적극적 침투-패스로 공격 활로 열어
수비에선 오른쪽 측면 김창수 돋보여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부진한 경기를 거듭해 온 축구 국가대표팀이 모처럼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이며 자신감을 가지고 우즈베키스탄과의 맞대결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4위)은 11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캐나다(110위)와의 친선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7경기(쿠웨이트 몰수승 제외) 만의 무실점 승리다. 캐나다는 올 6월 친선경기에서 한국의 최종예선 5차전 상대인 우즈베키스탄(48위)을 꺾은 팀이다.

 선제골로 한국이 경기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도록 만든 선수는 2선 중앙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김보경(전북)이었다. 그는 전반 10분 남태희(레크위야)의 침투패스를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상대 골 망을 흔들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적응 실패 후 슬럼프에 빠졌다가 올해 K리그 클래식 전북에 입단해 4골(7도움)을 터뜨리며 부활에 성공한 그는 대표팀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보경이 대표팀에서 골을 넣은 것은 2013년 10월 말리와의 친선 경기 이후 약 37개월 만이다. 부상으로 손흥민(토트넘) 등 해외파 2선 공격수들의 컨디션이 떨어진 대표팀은 김보경의 활약으로 고민을 덜게 됐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돌아온 황태자’ 이정협(울산)은 합격점을 받았다. 앞서 슈틸리케 감독은 “상대 수비 뒤쪽 공간을 적극적으로 침투할 공격수로 이정협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7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이정협은 적극적인 침투와 헤딩을 통한 연계 플레이로 공격의 활로를 열었고 전반 25분에는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8개월 만에 A매치 골을 터뜨렸다.

 그동안 대표팀 최대 약점으로 측면 수비 포지션이 지적돼 왔지만 이날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출전한 김창수(전북)의 활약은 눈부셨다. 그는 적극적인 공격 가담과 날카로운 크로스로 대표팀의 측면 공격을 이끌었다. 상대 역습 때도 빠르게 수비 진영으로 복귀해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줬다.

 왼쪽 측면 수비수로는 박주호(도르트문트)와 윤석영(브뢴뷔)이 각각 전반과 후반을 나눠서 뛰었다.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가 적었던 두 선수는 경기장에 투입된 초반에는 패스 미스를 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팀플레이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슈틸리케 감독은 “측면 수비수들의 활약에 만족한다. 후반 들어 몇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축구에서 상대에게 단 한 번도 골 기회를 내주지 않는 경우는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캐나다전에 25명을 소집한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경기 내용을 토대로 2명을 추려낸 뒤 1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는 23명으로 나선다.

천안=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