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민심에 응답하라/갈피 못잡는 여권]‘한지붕 두가족’ 치닫는 새누리
새누리당 비박 진영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 온 이정현 대표가 13일 긴급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 비주류 91명 비상시국회의서 “당 해체해야”
새누리당 비박 진영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 온 이정현 대표가 13일 긴급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사실상 대통령의 책임을 인정하고 당이 앞장서서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원 지사는 “(비리의) 몸통은 대통령”이라며 “박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비주류가 비상시국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한 것은 ‘이정현 지도부 체제’를 인정하지 않고 별도의 회의체로 당을 끌고 가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 친박, 내년 1월 21일 전당대회 내세운 이유는?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 1월 21일 조기 전대를 열기로 의결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 직후 “여야 협의를 거쳐 새 국무총리가 임명되고 거국중립내각이 출범하는 즉시 일정과 상관없이 당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대선주자도 당 대표에 나설 수 있도록 당헌을 개정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야권은 현 친박(친박근혜) 지도부와 대화를 거부하는 상황이다. 현 지도부가 유지되는 한 거국내각 구성을 위한 여야 협상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거국내각이 출범하면 대표직을 사퇴하겠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당장 비주류 측에서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꼼수”라고 날을 세웠다. 특히 친박계 지도부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내년 초 귀국을 의식해 전대 날짜를 1월 말로 잡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누구(반 총장)를 염두에 두는 걸 떠나 선대위 출범이나 (내년) 보궐선거 등을 감안한 것”이라면서도 “(반 총장은) 본인 선택의 문제일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그러나 이날 이준석 전 비대위원 등 원외 당협위원장 4명은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국회 당 대표실 앞에서 단식 밤샘 농성을 시작했다.
강경석 coolup@donga.com·송찬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