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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朴대통령 일단 참고인 신분”… 靑, 15일 입장 밝힐듯

입력 | 2016-11-14 03:00:00

[최순실 게이트]15일이나 16일 대면조사 요청




‘정유라 지원 의혹’ 삼성전자 사장 조사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 승마 특혜지원 의혹과 관련해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대한승마협회장)이 서울중앙지검에서 밤샘 조사를 받은 뒤 13일 귀가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씨(60·구속)의 국정 농단과 관련해 이르면 15일 늦어도 16일 검찰과 마주 앉아 대면(對面) 조사를 받는다.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다.

 검찰은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목전에 두고 막바지 정지작업으로 지난해 7월 박 대통령과 비공개 면담을 한 것으로 알려진 대기업 총수들을 소환해 조사했다.

○ 재단 모금 개입 여부 집중 추궁

검찰 출석한 손경식 CJ회장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과 개별 면담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진 손경식 CJ그룹 회장(오른쪽)이 13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차량에 탄 채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3일 “‘이번 주 화, 수요일 중 하루 박 대통령을 대면 조사하겠다’는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했고, 성의 있는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최 씨를 구속 만기일(20일) 전에 기소하려면 핵심 연결고리인 박 대통령 조사가 필수적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대통령 일정, 변호인 선임 문제, 조사 준비 상황 등을 고려해 모레(15일)까지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아직까지는 참고인 신분이지만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피의자 신분으로 바뀔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을 직접 조사할 특수본 검사로는 서울중앙지검의 이원석 특별수사1부장, 한웅재 형사8부장 등이 거론된다.

 박 대통령을 정조준하기에 앞서 검찰은 대기업 총수들을 12일부터 이틀간 비공개 소환 조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SK그룹의 최태원 회장 및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7월 24일 대기업 총수들과의 청와대 오찬 후 이 부회장 등 7명을 따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대기업들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삼성 204억 원, 현대차 128억 원, SK 111억 원, LG 78억 원 등 거액을 출연했다.

 대기업 총수 조사는 최 씨, 나아가 박 대통령에게 제3자 뇌물제공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길목에 있다. 개별 면담 후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모금에 속도가 붙었고,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7·구속)이 “대통령이 총수들과 재단 모금과 관련해 독대를 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점에 비춰볼 때 박 대통령이 재단 모금에 개입한 정황이 짙다. 당시 각 기업은 총수 사면, 경영권 승계,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일명 원샷법) 통과 등의 현안에 정부의 도움이 필요했다. 대기업들도 대가를 바라고 청와대의 요구에 응했을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한 대목이다.

○ 정유라 특혜지원 수사 가속

 검찰은 최 씨의 딸 정유라 씨(20) 승마훈련 특혜지원 의혹을 받는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을 12일 소환했다. 박 사장은 “지난해 최 씨 측을 만났다”면서도 “최 씨 의혹이 불거진 뒤에는 접촉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며 특혜지원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미 박 사장보다 윗선에 있는 삼성 인사가 해당 의혹의 몸통이라는 정황을 포착했고, 조만간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에서도 삼성이 정 씨의 독일 승마훈련 비용으로 35억 원을 송금한 경위를 추궁했다.

 검찰은 정 씨가 승마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과정에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깊숙이 개입한 단서도 잡았다. 그가 ‘최순실 라인’에 반대하는 인사들을 대대적으로 압박한 정황이다. 검찰은 또 최 씨의 측근이었던 박모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정 씨의 국가대표 선발과 이화여대 특례입학 과정 전반을 주도했고, 이에 반대한 인사들을 문체부가 솎아 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박 대통령이 ‘나쁜 사람’이라고 지목해 좌천된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과 진재수 전 체육정책과장도 12일 소환해 김 전 차관의 전횡 및 정 씨와 승마협회를 둘러싼 사실관계를 조사했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이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7·구속)이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플레이그라운드’로 광고를 몰아주도록 현대차 임원을 압박한 정황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이 회사에 30억 원 상당의 광고 일감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일부 사건에서 선임계를 내지 않고 변론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서울지방변호사회로부터 그의 수임기록을 임의제출 받아 분석 중이다. ‘몰래 변론’이 드러나면 변호사법 위반 및 소득세 포탈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김준일 jikim@donga.com·장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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