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골프의 기대주 왕정훈(21·한국체대)에게 아프리카는 약속의 땅이다.
그는 5월 아프리카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에서 2주 연속 정상에 서며 무명이었던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한국 선수가 유러피언투어에서 시즌 2승을 거둔 것은 왕정훈이 처음이다. 왕정훈과 아프리카의 좋은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14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선시티의 게리 플레이어CC(파72)에서 끝난 유러피언투어 플레이오프인 파이널 시리즈 2차전 네드 뱅크 챌린지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3타차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하고도 티샷 난조로 역전패한 게 아쉽기는 했지만 그는 단독 2위를 기록했다. 상금은 8억8000만 원. 앞서 두 번 우승했을 때 받은 상금 합계 5억 원을 크게 넘어선다.
신인왕은 유러피언 투어, 영국왕실골프협회(R&A), 골프 기자단으로 이뤄진 선정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상금 순위, 우승 횟수가 가장 중요한 평가항목이어서 왕정훈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9월 바이러스 뇌수막염으로 한 달 가까이 입원하며 체중이 10kg이나 빠지기도 했던 왕정훈은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신인상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해 기쁘다. 시즌을 잘 마무리해 평생 한번 뿐인 영광의 주인공이 되겠다"고 말했다.
왕정훈은 17일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에서 개막하는 시즌 마지막 대회인 DP 월드 투어챔피언십에 출전해 신인왕 굳히기에 나선다. 60명만 출전하는 이 대회의 우승 상금은 133만 3300달러(약 15억6000만 원). 최하위인 60위를 해도 2만2400 달러(약 2600만 원)를 받는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