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촛불 이후]추미애, 朴대통령과 회담 철회
박지원 “정도 정치로 해결해야”… 박근혜 대통령-추미애 대표 동시에 겨냥
박원순 “黨 우왕좌왕 문재인 때문”
14일 박근혜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양자회담이 우여곡절 끝에 무산됐지만 야권 균열의 불씨를 남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양자회담 소식이 전해지자 “회담을 제안한 추 대표나 덜컥 받은 박 대통령이나 두 분 다 똑같다. 12일 촛불 민심을 저버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후 양자회담이 철회되자 페이스북에 “이러한 (철회) 결단은 보다 공고한 야3당 공조를 확인하며 추 대표와 함께 저는 박 대통령 퇴진에 박차를 가하겠다. 청와대의 꼼수 공작정치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엄연히 야3당이 존재하면 국민의 분노와 불안 해소를 위해 또한 100만 촛불 민심을 정도정치로 해결해야지 어떻게 대통령께서 특정 당과 그런 합의를 할 수 있느냐. 이제 민심을 직시하고 퇴진의 길로 들어서라고 촉구한다”며 우회적으로 청와대와 민주당을 겨냥했다.
앞서 추 대표의 전격적인 양자회담 제안을 두고 정치권에선 추 대표가 ‘키플레이어’로 존재감을 높이려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 추 대표는 이날 자신이 ‘제1야당 대표’라는 점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국민의당을 배제하는 것은 물론이고 당내에서도 자신을 중심으로 정국 수습을 주도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재인 전 대표 측은 부인하고 있지만 야권 대선 주자들은 양자회담을 제안한 추 대표의 배후에 문 전 대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박 시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하야’ 주장에 소극적인 문 전 대표를 향해 “제1야당인 민주당이 우왕좌왕하고 있다. 이는 문 전 대표의 입장과 책임 때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양자회담은 하루 만에 철회로 끝났지만 이번 소동을 계기로 야권 내 반문(반문재인) 진영의 친문(친문재인) 진영 견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