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설정하면 ‘동해’로 바뀌는데도 구글지도 ‘글로벌 버전’ 그대로 사용
민주화사업회 등 시민단체도 무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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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 홈페이지에서 제공되고 있는 지도에 동해(East Sea)가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돼 있다. 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 홈페이지 캡처
동아일보가 14일 주요 공공기관과 기업의 홈페이지를 무작위로 조사한 결과 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NFEC), 서울대 인권센터, 연세대 외국어학당,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녹색연합, 신세계파주아울렛 등에서 일본해로 표기된 지도를 쓰고 있었다. 정부와 대학은 물론이고 대기업, 시민단체 등 거의 전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구글은 국제적으로 논란이 있는 지명에 대해서는 중립을 이유로 자사 방침을 우선시한다. 글로벌 버전(map.google.com)에는 동해와 독도가 각각 일본해와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돼 있다. 반면 구글 한국 버전(map.google.co.kr)에서는 동해, 독도 표기를 쓴다.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홈페이지에 구글 맵을 설치할 때 한국 지역코드(KR)를 추가하거나 연결 주소를 map.google.co.kr로 등록하면 된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다산네트웍스처럼 일부 기관과 기업은 이런 방법으로 동해 표기 구글 맵을 잘 쓰고 있다.
결국 일본해 지도를 쓰는 일부 기관의 무관심이 문제였다. 해수부 해양영토과 관계자는 “홈페이지 제작은 대부분 외주로 맡기니 사후 검증이 부족했다. 문제를 인식하고 조치했지만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던 것”이라고 인정했다.
국내에서 일본해 표기 구글 맵 사용 문제는 10년 넘게 제기돼 왔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는 “수년간 지적된 문제가 고쳐지지 않는 것은 동해와 독도에 대한 우리 내부의 무관심 때문”이라며 “일본해 표기 지도를 올린 기관과 기업들도 문제지만 비난 대신 이를 바로잡도록 유도하는 게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구글 글로벌 버전의 일본해를 동해로 바로잡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