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현 “지지율 합쳐 10%도 안되면서” 김문수·남경필·오세훈·원희룡 ‘디스’
당 안팎에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15일 여권 잠재 대선주자로 불리는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향해 "새누리당 대선주자에서 사퇴하고 어디가서 새누리당 대선주자라고 이름 팔지 말라고"고 일갈했다.
이정현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원외당협위원장과의 면담과 잇달아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대선주자는 우리 당의 명예이자 자존심인데 네 사람의 지지율을 다 합쳐 봐도 10%가 안 된다"며 "그런데도 새누리당 대권주자란 타이틀로 많은 사람 앞에서 기자회견 한다. 이거야말로 큰 위기다. 이정현의 사퇴보다 더 큰 위기"라고 지적했다.
이정현 대표가 지명한 네 사람은 김무성 전 대표와 함께 지난 1일 ‘최순실 게이트’ 관련 의견을 나누고 이정현 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의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이정현 대표는 "도정에만 매달려도 시간이 부족한 분들이 이정현이 사퇴하라고 매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더라"며 "이정현이 그만두기로 했으니까 이제는 대한민국과 당을 이끌어갈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을 설득하라"고 강조했다.
이정현 대표는 "젖먹이도 할 수 있는, 옹알이하는 사람도 할 수 있는 얘기가 잘못하면 사퇴하라는 건데 비전 제시는 아무것도 없다"며 "이정현은 사퇴하면 다른 사람을 대체라도 할 수 있지만, 대선주자라면 비전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오 전 시장을 향해서는 "서울시장 자리를 상의도 없이 하루아침에 던지는 바람에 박원순 시장에게 넘어가고 나서 새누리당이 어떤 위치가 됐느냐"며 "무책임하게 쉽게 던지는 것이 본인"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이정현 대표는 김 전 대표에 대해서는 “김 전 대표는 다르게 본다. 당 대표까지 했고 지난 2년 동안 힘들게 당을 이끌어왔고 당의 문제점 정확히 안다”며 “여러 가지 사정으로 지지율이 낮아지긴 했지만 충분히 대권주자군으로 경쟁력 가진 분이고 큰 일 하실 분이라 생각한다. 그 분의 주장을 존중한다”고 다른 태도를 보였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