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로 국민들의 분노가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15일 서울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퇴진을 요구하는 다양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날 서울대 교수협의회 주최로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열린 시국 대토론회에 참가한 강연자와 패널들은 시국 수습의 해법은 갈렸지만 모두 "박근혜 정권은 이미 수명을 다 했다"고 입을 모았다.
기조강연에 나선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그는 "국민이 위임한 대통령의 권한과 책임을 스스로 내던진 행위를 책임져야 한다"며 "박 대통령은 빨리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위기로 인해 난파할 수도 있는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기 위해선 즉각 경제비상시국을 선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패널 자격으로 토론에 참여한 서울대 교수들도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김대중 정부에서 교육문화수석을 지낸 조영달 교수(사회교육과)는 "국회는 직간접적인 책임 당사자이므로 개방적인 중재 체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정숙 교수(서양사학과)도 "원탁회의를 구성해 여론을 모으고 선거관리만 하는 내각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석윤 교수(법학전문대학원)는 "탄핵을 하면 공이 사법권력에 넘어가게 되고 논의가 광장 대신 밀실에서 이뤄질 수도 있다"면서 "탄핵은 가능한 한 피하는 게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청중으로 참석한 송호근 교수(사회학과)는 "법치보다 한 단계 위에 있는 도덕적 판단으로 풀어 단계적 퇴진을 이끌어내는 게 좋다"고 주장했다.
차길호기자 ki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