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청년드림]마음 맞는 친구보다 능력 있는 파트너 찾아라

입력 | 2016-11-16 03:00:00

동아일보-KOTRA 공동주최 中창업 세미나
청년사업가들의 생생조언




10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2016 한-톈진 청년드림 창업 세미나’에서 톈진 자유무역구 관계자가 입주 기업과 청년 창업자들에 대한 지원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톈진=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젊은 나이에 ‘현재의 중국’에 와 있다는 것만으로도 여러분은 ‘금수저’입니다. 빠르게 발전하는 14억 소비 시장에 남들보다 이미 한발 더 다가서 있으니까요.”

 10일 중국 톈진(天津) 시에서 열린 ‘2016 한-톈진 청년드림 창업 세미나’에서 패널로 참석한 이한수 아이오로라 중국법인장은 중국 창업의 ‘효율성’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 법인장은 “한국과 중국 어디에서나 창업을 위해 쏟는 노력은 똑같다. 하지만 매출이나 수익 등 성공의 결과물은 수십 배 넘게 차이가 난다”고 덧붙였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KOTRA 중국지역본부가 공동 주최한 이날 세미나에는 이 법인장을 포함해 중국에서 창업한 4명의 청년 사업가들이 참석해 자신들의 창업 경험담을 털어놨다. 당초 예상보다 2배 많은 200여 명의 학생이 세미나에 몰리는 등 한중 청년들의 뜨거운 창업 열기 속에 세미나가 진행됐다.

○ “좋은 팀원 찾는 게 우선”

 온라인 남성복 맞춤 서비스 업체인 ‘십분정제(十分定制)’의 서인건 팀장은 창업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방법에 대해 “책상에 앉아서 머리만 싸매지 말고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고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서 많이 부딪치고 깨져 봐라”고 답했다. 실제 십분정제는 이런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갈고 닦은 끝에 2015년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 주최로 열린 ‘제2회 중국 창업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탔다. 이후 5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으며 현재 베이징에서 맞춤셔츠를 시작으로 코트, 구두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 패널들이 가장 강조한 부분 중 하나는 창업을 위한 ‘팀 구성’이었다. 파티기획 업체인 파티몬의 김지훈 대표는 “팀은 일을 나누기 위한 게 아니라 못 하는 일을 서로 보완하기 위해 꾸리는 것”이라며 “마음이 맞는 ‘친구’보다는 능력 있는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과 제도가 우리와 다른 중국에서 창업을 하려면 재무나 법률적인 측면을 미리 살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날 토론 진행을 맡은 권순태 회계사(베이징 KCBC회계법인)는 “중국은 업종과 지역에 따라 외국인의 투자가 제한되거나 장려되는 등 경우의 수가 다양하다”면서 “창업 준비 단계에서 미리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템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의지다. 서인건 팀장은 “이미 중국 내 시장 경쟁이 치열하고 기술력도 높아져 있다”면서 “과거처럼 ‘중국인들에게 양말 한 개씩만 팔아도 돈이 된다’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십분정제 역시 단순히 멋진 옷을 팔겠다고 접근한 게 아니라 중국 직장인들 사이에서 이제 자신의 몸에 딱 맞는 옷을 입고 싶어 하는 수요가 있다는 점을 파고들었다”고 덧붙였다. 이한수 법인장은 “스타트업의 본질은 사회가 가진 불편함을 자기가 해결해야 한다고 느끼는 것이다. 단지 할 게 없고 원하는 직장에 못 가서 창업하겠다는 생각은 버려라”고 강조했다.

○ 창업에 눈뜬 중국 청년들

 중국은 2014년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대중창업(大衆創業) 만중창신(萬衆創新)’을 국가 구호로 내세운 이후 창업 열풍이 뜨겁게 몰아치고 있다. 박혜화 웨이코리아 대표 역시 중국에서 현지 기업을 다니다가 창업을 했다. 박 대표는 “중국은 대학생, 직장인 할 것 없이 청년들 몇 명만 모이면 늘 창업 얘기뿐이다. 나도 직장 동료들과 얘기를 나누며 자연스레 창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중국 대학생들의 눈빛에서도 중국의 창업 열기가 그대로 느껴졌다. 중국 학생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홍보 비중’, ‘고객 타기팅 방법’ 등 구체적이고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내 패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톈진빈하이(天津濱海) 직업학교에 다니는 쑨엉신 씨(21·컴퓨터응용공학)는 대학의 창업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이날 행사장에 왔다. 그는 “내 전공을 살려 병원의 스마트화 기술과 관련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한국도 정보기술(IT) 분야가 뛰어나고 창업 열기도 높다고 해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에서는 청년 창업을 장려하는 국가와 기업의 다각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날 패널 토론 전에 이뤄진 1부 행사에서는 톈진 지역의 창업지원센터 관계자들이 나와 각자 센터 운영과 지원 내용을 소개했다. 톈진 자유무역구 창업지원센터의 경우 현재 52개 스타트업이 입주해 있다. 톈진 자유무역구에서는 이들에게 업무 공간과 교육 시설을 제공하며, 회사가 성장하는 데 필수적인 마케팅 등 각종 분야의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특히 이곳에 입주한 스타트업 직원들은 월 10만 원에(주변 시세의 약 20%) 최고급 아파트도 이용할 수 있으며 어린 자녀들을 위한 보육시설 이용 혜택도 주어진다. 한국 등 해외 창업기업도 입주할 수 있다.

 정광영 KOTRA 중국지역본부장은 “과거 만리장성이 중국의 상징이었다면 지금은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 등 혁신 기업들이 중국을 대표하고 있다”면서 “한중 청년들이 함께 창업의 꿈을 펼칠 기회를 많이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톈진=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자세한 패널토론 내용은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 홈페이지(www.yd-donga.com)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