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걸릴라” 단체떡 주문 뚝 다이어리-방석 선물은 크게 늘어… SNS 통한 격려 메시지 급증
고등학교 3학년 김모 군(18·서울 송파구)은 17일 치르는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대학생 사촌누나로부터 방석을 선물 받았다. 10시간 가까이 앉아 있어야 하는 시험장에서 꼭 필요한 아이템이었다. 평소 이맘때면 수험생용 선물로 반짝 인기를 모은 찰떡은 서너 개를 받는 데 그쳤다. 학교 후배들이 단체로 건네는 떡이나 엿도 올해는 사라졌다. 김 군은 “떡보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격려 메시지가 더 힘이 된다”고 말했다.
실용성을 추구하는 사회 분위기에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까지 맞물리며 수험생 격려 문화가 변하고 있다.
‘합격 떡’ ‘합격 엿’은 9월 28일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치명타를 맞았다. 청탁금지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는 우려 때문에 단체 주문이 줄었기 때문이다. 서울 강동구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신모 씨(59)는 “수능 단체 떡 주문이 작년보다 30% 감소했다”고 말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이달 7일 “수능 응원용 식품 제공은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유권해석을 내놓았지만 “교사에게라도 돌아간다면 법에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에 주춤해진 것이다.
모바일 SNS 공간은 수험생 격려의 장(場)이 됐다. 댓글과 ‘좋아요’로 응원 선물을 보내는 것이다. 자신의 공부 모습을 ‘인증’하고 수능에 임하는 각오를 담은 게시물을 올리며 막바지 힘든 시기를 이겨내는 수험생도 많다. 이른바 ‘공스타그램(공부+인스타그램)’족(族)이다. 팔로어가 8700여 명인 ‘studying_apri***’는 “결전의 시간이 끝나면 10대를 열심히 살아온 나에게 박수쳐 주고 싶다”는 글과 함께 정돈된 책상 사진을 올렸다.
인기 있는 공스타그래머는 팔로어가 수만 명에 이른다. 해시태그 ‘#공스타그램’으로 검색되는 글도 15일 기준으로 59만여 개나 된다. ‘yiseo***’는 “좋은 분들과 이야기하며 좋은 인연 만든 것 같아 행복하다”는 감사 인사를 전했다. 2만4800명이 팔로잉하는 계정 ‘sherry.1031’을 운영하는 이해솔 씨(18)는 “응원해주시는 분이 많아지니 힘을 내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됐고, 그걸 보는 분들도 다시 자극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서형석 skytree08@donga.com·홍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