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공무원이 국민권익위원회 사무실에 음료수 한 상자를 두고 왔다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과태료를 내야할 처지가 됐다. 권익위는 청탁금지법 주무 부처다.
대구시 감사관실은 "지난달 6일 소속 공무원 2명(5급 1명, 6급 1명)이 업무 협의를 위해 권익위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를 방문하면서 매점에서 신용카드로 구입한 음료수 한 상자(1만800원)를 사무실에 두고 온 것으로 조사됐다"고 16일 밝혔다. 권익위 직원은 즉각 상급자에게 신고했다. 권익위는 같은 달 26일 대구시를 방문해 해당 공무원을 조사한 뒤 청탁금지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16일 대구지법에 과태료(제공 금액의 2~5배) 부과를 의뢰했다. 대구지법은 피신고인 의견 등을 받은 뒤 과태료 부과 및 액수를 결정할 예정이다.
해당 대구시 공무원은 "별다른 의도 없이 행정심판 담당자의 업무시간을 뺏는 것이 미안해 성의 표시로 음료수를 가져갔다"며 "1시간 정도 면담 후 직원인 음료수를 가져가라고 했지만 다시 들고 나오는 게 쑥스럽고 뇌물도 아니라고 생각해 사무실 입구에 두고 나왔다"고 해명했다. 대구시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청탁금지법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과태료 결정이 난 것은 아니지만 경각심 차원에서 알리는 것"이라며 "직원뿐 아니라 시민 대상 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