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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 견제 위해 남중국해 군사력 강화 亞太 영향력 유지할 것”

입력 | 2016-11-17 03:00:00

해리스 美태평양사령관 밝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도 남중국해를 비롯한 아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하며 큰 영향력을 유지할 것이라는 미군 수뇌부의 발언이 나왔다. 선거 때 남중국해 분쟁을 ‘남의 일’로 홀대했던 트럼프가 대통령 취임 후엔 해당 지역에 군사력을 강화하면서 이 지역의 영토 분쟁을 중국과의 경제 협상용 카드로 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사진)은 15일 미 군사전문 매체 디펜스원 주최로 워싱턴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인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미국에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며 “(차기 행정부에서도) 미국은 의심할 여지없이 인도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변함없는 책무를 다해 나가며 안보 파트너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태평양 국가이며 태평양에 영향력을 갖고 있다. 항상 그래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이날 오랜 우방이나 최근 관계가 소원해진 필리핀과의 고위급 군사회담에 참석한 뒤에는 “미국과 필리핀 간에는 아무 (군사적) 변화가 없다”면서 “내년에 더 큰 군사 훈련을 펼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양국의 신뢰 관계에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3월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남중국해에 인공 섬을) 이미 지어버린 것을 어떻게 하나. 우리가 물러나 있으면 일본이 알아서 할 것”이라고 말해 그가 당선되면 미국이 이 지역에서 발을 빼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8년 동안 공들였던 ‘아시아 중시(Pivot to Asia)’ 외교가 뒤집히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진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가 당선 뒤 주요 국내외 정책에서 기존 입장을 바꾸거나 물러서는 것처럼 남중국해 분쟁에도 적극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4일 보도했다. 특히 친중국 노선으로 돌아선 필리핀 등을 다시 끌어안으며 이 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싱가포르국립대 에두아르도 아라랄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트럼프는 중국에 빼앗긴 필리핀을 되찾아오는 데 공을 들일 것이다. 미국인들에게 ‘오바마가 실패한 것을 내가 해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가인 트럼프는 미국에 이익이 된다면 남중국해 카드를 중국과의 경제 협상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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