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역행하는 靑]야권 퇴진투쟁 비상시국委 “靑 조사연기 유감”… 유승민 “범죄사실 소명땐 탄핵가능”
비상시국委 첫 회의 5명 불참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 진영 인사들이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누리당 비주류 주도 비상시국 준비위원회’를 열고 있다. 왼쪽부터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무성 전 대표, 심재철 국회부의장, 주호영 의원.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독일을 방문한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16일 기자들을 만나 “이정현 대표가 버티는 한 새누리당은 말라 죽는다. 이 상태로 뭉개고 간다면 중대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권의 잠재적 대선주자 가운데 처음으로 ‘탈당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남 지사는 “이 대표를 꼭두각시로 세워놓고 뒤에서 조종하는 세력이 당을 떠나지 않는 한 우리가 주체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며 “(중대 결심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이날 “대통령의 충성 돌격대 역할을 한 분이 책임은 생각 안 하고, 오히려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에 막말을 퍼붓는다? 기가 막히다”고 했다. 전날 이 대표가 이들을 두고 “지지율을 다 합쳐도 9%도 안 된다. 대선주자부터 사퇴하라”고 비판한 데 대한 반격이다. 당 일각에선 이 대표의 전날 발언이 비박(비박근혜) 진영 대선주자들을 갈라치기 위한 노림수라는 말도 나온다.
당 일각에선 김무성 전 대표가 제기한 ‘대통령 탄핵’ 동참이 1차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탄핵에 부정적 태도를 보여 온 유승민 의원은 이날 “박 대통령의 범죄사실이 소명되면 국회가 탄핵할 수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이 퇴진 의사가 없다고 사실상 밝힌 만큼 비주류가 탄핵 동참을 명분으로 1차 세 규합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 전 대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남 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유 의원, 원 지사 등은 17일 만찬 회동을 갖는다.
이재명 egija@donga.com·송찬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