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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서울대병원, ‘故 백남기 病死 기재 교수’ 보직해임

입력 | 2016-11-17 03:00:00

과장직 연임발령 4개월만에 물러나… 사망진단서 논란 책임 물어




 고 백남기 농민 주치의로 사망진단서에 사인(死因)을 일반적 지침과 달리 ‘병사(病死)’로 기재해 논란을 일으킨 서울대병원 백선하 교수(신경외과 과장)가 과장직에서 보직 해임된다. 그동안 백남기 씨 유족은 사망진단서의 수정과 백 교수의 과장직 보직 해임을 요구해 왔다.

 16일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백 교수의 과장직 보직 해임 절차를 밟고 있다”며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조만간 새로운 과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백 교수는 15일부터 과장직 업무를 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 측은 백 교수 과장직 보직 해임과 관련해 별도의 인사위원회나 징계위원회를 열지는 않았다.

 그러나 올 7월 과장에 연임(2014년 7월 임명)된 백 교수가 이후 4개월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는 셈이어서 백남기 씨 사망진단서 문제로 빚어진 사회적 논란과 서울대병원에 쏟아진 각계의 비판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모양새라는 게 병원 안팎의 평가다.

 지난해 11월 14일 시위 도중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올해 9월 25일 숨진 백 씨의 사인에 대해 주치의인 백 교수는 사망진단서에 ‘외인사(外因死)’가 아니라 심폐정지에 의한 병사로 기록해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낳았다.

 이에 대해 유족과 시민·사회단체는 “병사가 아니라 외부 원인, 즉 경찰의 물대포 직사(直射)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반발했다. 또 이후 서울대병원과 서울대 의대 합동 특별조사위원회가 “병사로 기록한 사망진단서는 일반적인 지침과 다르게 작성됐다”고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사망진단서에 대한 외압 논란도 일었으나 백 교수는 오히려 “백 씨가 받아야 할 치료를 적절히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백 씨의 유족과 ‘백남기 투쟁본부’ 측은 “의료진이 소생 가능성이 없다고 했기 때문에 고통을 주는 진료를 거부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서울대병원 특별조사위는 백 씨의 사망진단서가 일반적인 지침과 다르다는 결론을 내놓고도 진단서를 고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