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가제 실시 2년 빛과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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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정가제로 서점의 이익이 확보되자 곳곳에서 작은 책방이 생기고 있다. 서점이 오랜 기간 문을 열려면 자체적인 노력과 함께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 지난해 전북 전주시에 문을 연 그림책 전문 서점 ‘책방 같이[:가치]’. 책방 같이[:가치] 제공
○ 서점 꿈틀, 신간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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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책 전문 서점 ‘라이너 노트’에서 열린 콘서트(위쪽 사진)와 ‘책방 같이[:가치]’의 어린이 요리 교실에서 만든 개구리 모양 햄버거. 각 서점 제공
출판사는 할인 폭 제한에 따라 매출이 감소돼 일부는 서점에 책을 넘기는 가격인 공급률을 높였다. 개별 출판사와 서점 간의 계약이어서 일률적이진 않지만 대형서점에 들여놓는 단행본의 공급률은 60∼65%로, 이전에 비해 5%포인트가량 오른 곳도 있다. 중소형 서점의 공급률은 70∼75% 정도로 알려졌다. 다만 공급률을 올리지 못한 출판사도 적지 않아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연도별 책 발행 종수는 2014년 6만7062종에서 지난해 7만91종으로 늘어나 변화된 환경에서도 책을 꾸준히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출판사들도 신간 중심으로 홍보 전략을 짜고 있다. 예스24에 따르면 전체 매출에서 신간이 차지하는 비율이 60%에서 정가제 후 70%로 늘었다.
○ 도서관, 중고책으로 눈 돌리는 독자
경기 침체까지 맞물리면서 가구당 서적 구입비는 매년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서적 구입비는 2013년 1만8690원에서 지난해 1만6623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2분기(4∼6월)에는 1만2449원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격 거품이 빠지면서 책값이 내려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책의 평균 정가는 2014년 1만5631원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1만7356원으로 올랐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종이값, 인건비가 오른 데다 초판을 찍는 물량도 과거 5000권에서 요즘은 2000∼3000권으로 줄어 권당 제작비가 늘었기 때문에 가격을 내리기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재고 서적을 처리할 통로가 사라진 것도 출판사들의 고민거리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재고 서적이나 반품된 책은 도서전이나 책 축제에서 싸게 판매하는 방안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정가제는 과당 할인 경쟁을 제어하는 데 기여했지만 카드 할인 등 각종 할인이 여전해 책 가격을 신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