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은 전지현과 이민호의 활약에 힘입어 시청률 1위를 기록했지만 동시에 숙제도 남겼다. 사진제공|문화창고·스튜디오드래곤
‘푸른 바다의 전설’ 수목극 대결 완승
예상 그대로다. 전지현과 이민호, 두 특급 한류스타를 내세운 SBS ‘푸른 바다의 전설’이 같은 날 동시에 시작한 지상파 방송 3사의 수목극 대결에서 가볍게 ‘완승’을 거뒀다.
드라마는 인어와 ‘천재’ 사기꾼, 예쁘고 잘 생긴 두 남녀의 ‘밀당’, 완벽하게 갖춰진 모습 속에서 드러나는 의외의 엉뚱함을 그리며 판타지와 로맨스, 코미디를 적절하게 버무려 동시간대 1위(16.4%)를 기록했다. 시청자 호평 역시 이끌어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라는 과제도 남겼다. 첫 회에서 한 마디 대사도 없이 존재감을 과시한 전지현은 전작 ‘별에서 온 그대’의 캐릭터인 천송이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했다. 엽기적(?)으로 망가지는 모습은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캐릭터와도 흡사하다. 안하무인의 무식한 톱스타 천송이 캐릭터가 워낙 강렬해 시청자에게 인상을 남겼지만, 비슷한 캐릭터를 이어가는 것이 배우에게나 시청자에게는 득이 되지만은 않는다.
이민호도 마찬가지다. 극중 멘사 출신 사기꾼 역을 맡고 기존의 캐릭터에서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선보였지만, 데뷔작인 ‘꽃보다 남자’를 시작해 전작 ‘상속자들’까지 비슷한 캐릭터의 연장선으로 비칠 우려가 있다. 드라마 관계자는 “비슷하게만 볼 것이 아니라 이번엔 그동안 출연작에서 보여줬던 다양한 캐릭터의 집약체로 생각하면 된다”며 “여기에 강한 남자다움과 성숙미를 더해 외적인 모습까지 다르게 표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