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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인사이드]‘조기대선’ 강공나선 안철수… 이번엔 다르네… 강(强)철수 승부수

입력 | 2016-11-18 03:00:00

[혼돈의 정국]대통령 하야-퇴진촉구 서명운동
‘큰 정치인’ 이미지 구축 포석… 안철수측 “경쟁 상대 이미 헛발질”
10% 박스권 지지율 탈피가 관건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사진)가 ‘내년 상반기 대선’ 주장을 연일 펼치는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내년 12월로 예정된 대선을 6월 이전에 치른다면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절반 수준인 안 전 대표의 승산은 낮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언더도그’인 안 전 대표가 조기 대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까닭은 무엇일까.

 안 전 대표는 2일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외친 이후 “여야 모든 정치인이 향후 대선에 대해 유불리를 따지면 절대로 안 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자신은 대선 승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진정성을 내세워 ‘큰 정치인’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포석을 깔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 전 대표는 17일에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에서 퇴진 촉구 서명운동을 벌이며 8일째 거리에 섰다.

 4·13총선에서 ‘역전승’을 경험한 안 전 대표가 반전을 꾀하기에는 남은 시간이 오히려 짧은 것이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국민의당은 총선 40여 일 전까지만 해도 당 지지율이 8%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새누리당과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커지면서 호남 석권과 정당득표율로는 제2당이라는 성과를 얻었다.

 안 전 대표 측은 “선거는 기록경기가 아니다. 상대가 있다”며 “상대가 못하면 반사이익을 얻는다. 이미 상대방이 헛발질을 하고 있지 않느냐”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돌출 양자회담 제안과 철회 파문이나 문 전 대표가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대선에 불출마하겠다’는 총선 당시 발언에 대해 “전략적 판단이었다”고 해명해 호남 민심에 불을 지른 일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부산 엘시티 비리 사건 수사가 호남에 기반을 둔 국민의당보다는 새누리당과 민주당 쪽으로 불똥이 튈 것이라는 전망도 안 전 대표로서는 망외의 소득일 수 있다.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이 고착화 경향을 띠는 것에 비춰 안 전 대표는 표의 확장성이 더 크다고 믿는 점도 ‘조기 대선 승산’이 낮지 않다고 판단하는 이유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분당 가능성마저 나오는 지금 중도·보수층이 안 전 대표에게 쏠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안 전 대표 측의 분석은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 섞인 관측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폭락하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하락세를 보이는 데 반해 안 전 대표의 지지율 역시 여전히 10%를 맴돌고 있는 것을 볼 때 아직까지는 국민의 마음을 되찾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의 11월 3주 차 조사에서 여야 대선 주자 지지율은 문 전 대표(20.0%), 반 사무총장(18.4%), 안 전 대표(11.9%), 이재명 성남시장(10.5%) 순이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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