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정국]대통령 하야-퇴진촉구 서명운동 ‘큰 정치인’ 이미지 구축 포석… 안철수측 “경쟁 상대 이미 헛발질” 10% 박스권 지지율 탈피가 관건
안 전 대표는 2일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외친 이후 “여야 모든 정치인이 향후 대선에 대해 유불리를 따지면 절대로 안 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자신은 대선 승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진정성을 내세워 ‘큰 정치인’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포석을 깔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 전 대표는 17일에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에서 퇴진 촉구 서명운동을 벌이며 8일째 거리에 섰다.
4·13총선에서 ‘역전승’을 경험한 안 전 대표가 반전을 꾀하기에는 남은 시간이 오히려 짧은 것이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국민의당은 총선 40여 일 전까지만 해도 당 지지율이 8%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새누리당과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커지면서 호남 석권과 정당득표율로는 제2당이라는 성과를 얻었다.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이 고착화 경향을 띠는 것에 비춰 안 전 대표는 표의 확장성이 더 크다고 믿는 점도 ‘조기 대선 승산’이 낮지 않다고 판단하는 이유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분당 가능성마저 나오는 지금 중도·보수층이 안 전 대표에게 쏠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안 전 대표 측의 분석은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 섞인 관측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폭락하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하락세를 보이는 데 반해 안 전 대표의 지지율 역시 여전히 10%를 맴돌고 있는 것을 볼 때 아직까지는 국민의 마음을 되찾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의 11월 3주 차 조사에서 여야 대선 주자 지지율은 문 전 대표(20.0%), 반 사무총장(18.4%), 안 전 대표(11.9%), 이재명 성남시장(10.5%) 순이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