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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영숙 별세 ‘김태촌과 옥중결혼’ 재조명 “김태촌, 영혼 깨끗한 사람…어린아이처럼 순박”

입력 | 2016-11-18 14:25:00

사진=여성동아DB


1960~1970년대 인기가수 이영숙 씨가 17일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화제를 모았던 ‘범서방파’ 두목 고(故) 김태촌 씨와의 ‘옥중 결혼’도 재조명 받고 있다.

고(故) 이영숙 씨는 지난 1999년 김태촌 씨와 ‘옥중 결혼’을 했다. 이영숙 씨는 1996년 12월 “김태촌 씨를 교화해 보라”는 교회 선배의 말에 김 씨를 처음 만났다.

이영숙 씨는 지난 2004년 여성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청송교도소에 김태촌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교화해보라’는 제안을 받았다”면서 “처음엔 조직세계에 몸담고 있다는 것만 알았지 언론에 오르내리는 거물급이라는 사실은 몰랐다. 그런데 답장을 읽어보니 ‘누가 이 사람을 폭력배라고 했을까’ 싶을 정도로 영혼이 맑고 깨끗한 사람이었다. 조직폭력배 하면 잔인한 사람일 거라 생각하는데 어린아이처럼 순박했다”고 회상했다.

두 사람은 편지를 주고 받으며 가까워졌다. 이영숙 씨는 “남편은 편지를 통해 부모님 이야기, 조직세계에 발을 딛게 된 계기 등 다섯 살 때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과거를 진솔하게 들려주었다”면서 “지금은 과거를 후회하고 있고, 출소하면 새 삶을 살고 싶다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했다”고 밝혔다.

이영숙 씨는 김태촌 ‘석방 구명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이 씨는 “밖에 있는 제가 열심히 뛰어야 한다”면서 “아픈 사람을 7년 동안 더 감옥에 가둔다는 건 죽은 다음에 나오라는 말이나 마찬가지다. 이번에 못 나오면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를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봄까지는 아무리 사정을 해도 환기가 잘 안 되는 독방에 가두어두었는데 지금은 환기가 되는 방으로 옮겨주고 다른 죄수와 함께 지내도록 하고 있다”면서 “혼자 두었다가는 언제 위급한 일이 생길지 모른다”고 남편 김태촌 씨를 걱정했다.

현재까지 이영숙 씨와 김태촌 씨는 호적상 부부다. 김 씨는 지난 2013년 향년 64세로 세상을 떠났다. 김 씨의 사인은 심장마비였다.

한편, 18일 이영숙 씨의 유족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 17일 11시45분경 자궁경부암 투병 중에 사망했다. 향년 67세.

1968년 ‘아카시아의 이별’로 데뷔한 이영숙 씨는 ▲1969년 ‘그림자’ ▲1969년 ‘가을이 오기 전에’ ▲1971년 ‘꽃목걸이’ 등 히트곡을 남기며 당시 큰 사랑을 받았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