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교육부 ‘입학-학사부정’ 감사결과 발표
베일 벗은 ‘정유라 특혜’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왼쪽 사진)이 1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화여대 특별감사 결과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입학 과정에서 문제가 확인돼 입학취소를 요구했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화여대는 곧바로 입학취소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지만 학교 내에는 여전히 학교 측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나붙는 등 내홍이 가시지 않고 있다(오른쪽 사진).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뉴스1
정 씨의 부정 입학 뒤에도 이화여대 교수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의 특혜를 제공했다. 정 씨는 2015년 1학기부터 올해 여름학기까지 수강한 과목 중 8개 과목 수업에 출석을 않거나, 출석 인정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는데도 출석을 인정받았다.
일부 교수는 정 씨가 어떤 서류도 제출하지 않고 결석하자 출석 인정의 근거를 만들기 위해 승마협회 홈페이지 등에서 승마대회 서류를 직접 출력하기도 했다. 또 아무런 증빙 없이 출석을 인정했다가 문제가 불거진 뒤에야 자료를 확보한 사실도 드러났다. 교육부는 정 씨가 제출한 자료가 아닌 만큼 출석을 인정할 수 있는 근거가 아닌 것으로 보고 이화여대에 책임을 묻기로 했다.
정 씨는 2014년 10월 18일 이화여대 입학을 위한 체육특기자 면접 때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딴 금메달을 면접고사장으로 갖고 들어가겠다고 학교 측에 먼저 요구했다. 정 씨는 면접 당시 테이블에 금메달을 올려놓고 면접위원들에게 “금메달을 보여드려도 되나요”라고 묻기까지 했다.
일부 면접위원은 서류평가 결과 정 씨보다 점수가 높았던 수험생 2명에 대해 ‘전성기가 지났다’ ‘발전 가능성에 문제가 있다’며 깎아내려 낮은 점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결국 서류평가에서 9등이었던 정 씨는 6명을 뽑는 체육특기자 전형에서 6등으로 합격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교뿐만 아니라 정 씨 본인도 입시 관련 부정행위에 직접 관련된 것이 확인됐다”며 “정 씨의 입학을 취소하고, 관련자들을 중징계하라고 이화여대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교육부는 대학재정지원사업의 사업비 감액을 검토하고, 대학구조개혁평가에도 반영하기로 했다. 특혜 제공과 관련된 교수들을 업무방해죄로 고발하고 최 씨 모녀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누가 이런 부정입학을 기획하고 주도했는지 등은 밝혀내지 못했다.
이에 대해 이화여대는 보도자료를 통해 “부실한 입시 및 학사 관리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관련자에 대한 징계와 정 씨의 입학 취소 등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는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의 연세대 특혜입학 의혹에 대해서도 특별감사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학교 측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유덕영 firedy@donga.com·최예나 기자